“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요”...UCLA 졸업 앞둔 앨리슨 리

입력 2016-10-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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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슨 리...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3R 13언더파 단독선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13~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클럽 오션코스 (파72·6364야드)

▲JTBC골프 15-16일 오전 11시45분부터 생중계 ▲사진=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조직위/JNA 정진직 포토

▲앨리슨 리
▲앨리슨 리
▲다음은 앨리슨 리(한국명 이화현·-13(65-70-68)의 단독선두

-오늘 경기 전반적으로 어땠나?

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고 실망했지만 크게 걱정은 안했다. 자신 있었다. 워낙 초반이라 홀이 많이 남아있고 샷감이 좋았다. 특히 3번 홀 보기 다음에는 4홀 연속 버디를 잡아 자신감이 금방 회복됐다. 후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네 타를 줄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디 기회를 많이 놓친 것 같다. 전체적으로 오늘까지의 내 플레이에 만족한다.

-LPGA 투어 2년차에 들었다. 아직 본인을 모르는 팬들도 있는데, 어떤 선수로 각인되고 싶은가.

-나는 아직 신인선수고, 같은 신인 중에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도 같다. 그래서 내가 UCLA에 다니며 투어와 학업을 병행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많다.

어제는 어떤 트위터 포스팅을 보고 조금 섭섭했다. “(앨리슨 리) 오늘 참 잘했다. 골프하면서 UCLA 다니는 걸로 아는데 그 학교가 쉬우니 망정이지”라고 써 있었다. 이 학교는 절대 쉽지 않다. 어떤 분들은 내가 투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쉬운 것으로 알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사실 이번 주만 해도 친구들과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골프장에서 호텔로 돌아가자마자 공부를 하고 있다. 수업에서 뒤쳐지는 것 같고 나에게는 학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 다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주니어 때 렉시 톰슨, 제시카 코다 선수와 많이 경기를 했다. 그 두 선수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턴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많이 고민했다. 계기가 딱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대학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학년 때는 정말 재미있었다. 골프에 전념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왜 꼭 그래야 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프로로 일찍 전향하지 않아 골프 외의 다른 삶도 살 수 있었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기도 했다. 골프하며 대학에 진학하면 투어 성적이 떨어지면서 결국 골프를 그만 두게 된다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 열의가 있고 목표를 둔 이상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스탠퍼드에 진학한 미셸 위도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 학교 친구들 중에는 골프를 전혀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응원해 준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전체적으로는 삶의 균형을 가지고 골프를 잠시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 4학년이라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졸업하려니 섭섭하지만 잘 마쳐서 투어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

-내일 우승한다면 가족들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 같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LA 한인타운에 살고 계시는데 할아버지는 이번에 미국에서 한국에 오셔서 경기를 보고 계신다. 삼촌이 사업차 한국에 와 계시면서 대회에 오셨다. 부모님, 조부모님이 한국에서 태어나셔서 그분들의 고향에서 우승하면 의미가 클 것 같다. 나의 뿌리가 여기에 있고 한국 팬들도 워낙 많아서 여기서 우승하면 정말 특별할 것이다.

▲앨리슨 리
▲앨리슨 리
-7월 대회에서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경기했지만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때 경험이 내일 어떻게 작용할 것 같은지,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하는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마지막 날 느끼는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10타 차 선두라도 어떤 일이 있을지 몰라서 부담감은 있을 것이다. 이 코스는 버디 기회도 많지만 보기 함정도 많아서 내일을 앞두고 당연히 긴장된다. 사실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적이 별로 없는데 매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플레이 할 생각이다.

-본인의 플레이가 공격적인지, 방어적인지.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공격적인 면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은데, 특히 핀 공략할 때 그렇다. 긴 클럽을 잡아야 하는데 짧은 클럽을 잡는다던가 하는 적도 많은데, 그런 면에서는 캐디가 도움을 많이 준다.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대학원 진학 생각이 있는지.

학교를 평생 다닌 기분이라 대학원에 바로 진학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골프를 영원히 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나이가 정말 어리다. 내가 서른 다섯 살이 되어도 그들과 경쟁할 수 있다면 골프를 하겠지만,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다. 골프는 점점 진화하고 있고 잘하는 어린 선수들도 많다.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내 학위를 바탕으로 무언가 하지 않을까 한다.

-별명이 있나.

부코치가 나를 ‘앨리캣’이라고 부르고, 학교 친구들은 유튜브에서 유명했던 ‘허니 배저’라고 부른다. 브리트니 랭의 오빠가 캐디를 하고 있는데 그분은 솔하임컵 때부터 나를 ‘블랙 위도우’라고 부른다. (블랙 위도우는 아시아계 당구 선수인 자넷 리의 별명) 탁구를 치고 놀았을 때 나와 우리 캐디가 다른 팀들을 다 이겨서 그렇게 부른다. 영종도(인천)=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n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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