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에 수요자들 ‘부글부글’

입력 2016-10-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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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공사가 갑작스럽게 보금자리론 신청자격을 19일부터 제한하기로 하면서 수요자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1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4일 밤 보금자리론의 자격 요건을 연말까지 강화한다는 내용의 짤막한 공고를 공사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 게재했다.

주택가격이 3억 원 이상일 경우 신청이 제한되며 대출한도도 기존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돼 사실상 판매 중단에 가깝다. 기존에 없던 대출자 소득요건도 신설돼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일 때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출용도도 주택 구입 용도로만 가능하게 제한됐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금리 우대 상품인 ‘아낌e보금자리론’은 판매가 중단된다.

8월 말 기준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5억1019만 원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수 서울 지역 수요자들은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같은 소식이 주말 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자 주택 수요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근무일이 아닌 탓에 은행 영업점도 모두 문을 닫아 마땅한 문의처가 없는 상황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분양을 받는 등 주택을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은 ‘요즘 수도권 아파트 중에 3억 원 이하가 어디 있냐’, ‘주택가격을 기존 9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대출한도를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너무 급격하게 줄였다’, ‘집 사지 말고 임대주택에 살라는 것이냐’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주택 거래량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도 이어졌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들어 11일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4433건으로 하루 평균 403건이 거래됐다. 이는 전월 대비 9.4%,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 총 거래량이 1만1056건을 기록, 2006년 9월 1만3474건 이래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달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 된 바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저렴했던 보금자리론이 올해 말까지 사실상 중단되면서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보금자리론은 10~30년 만기의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할 경우 대출금리가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보다 낮아 내 집을 마련하려는 가구에게 인기가 높았다.

성지혜(35세·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씨는 올해 말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아파트를 구입할 예정이었지만 마음을 바꿨다. 성씨는 “30년 만기 고정금리 대출은 시중은행에 상품이 거의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금리가 상당히 높다”며 “금리만 올라가고 집값은 내려가게 되는 상황이 올 것 같아 차라리 전세계약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금융공사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연말까지 공급을 일정부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해 시행한 조치”라며 “서민층 실수요대출에 대해서는 보금자리론 대출이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세부요건을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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