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를 일축하면서 아이폰의 미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을 방문한 쿡 CEO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 겸 전 CEO와의 추억을 밝히면서 아이폰의 성장 가능성을 역설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그는 올해로 출시 9주년을 맞은 아이폰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스마트폰이 전자기기에서 유일하게 ‘1인 1대’ 분야가 됐음을 강조했다. 쿡 CEO는 “최초 아이폰은 미국에서 단 한 곳의 이동통신사업자와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했다. 당시는 2.5세대 통신망(2.5G)이어서 앱스토어도 없었지만 1년 정도 지난 뒤 앱스토어를 시작하면서 대중이 몰려들었다”며 “되돌아보면 매년 큰 진전을 보였다. 변화하고 있을 때 그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다. 역사를 되돌아봐야 이를 알 수 있다. 태블릿도 큰 시장이지만 스마트폰처럼 1인 1대에 이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다음에 어떤 제품을 투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쿡 CEO는 “여전히 지구 상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은 아직 초창기에 있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겨우 열 살이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인공지능(AI) 등 새 핵심기술을 아이폰에 적용하면 계속 진화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이 IT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것과 관련해서는 “유행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항상 자문자답하고 있다. 이용자의 경험을 어떻게 심화할 것인가, 이용자 자신이 쓰고 싶은 방법으로 새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AI는 모든 제품에 적용할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AI를 대부분의 사람이 알지 못하는 데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다. 주의해달라고 할 필요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예를 들어 AI를 사용하면 단말기 배터리 지속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애플뮤직은 최적의 음악을 제안할 수 있다”며 “이용자에게 중요한 기능에 AI를 사용하고 싶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은 큰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CEO로 취임한 지 5년이 된 것과 관련해 “다음 5년도 지금까지의 5년과 같고 그 이전 5년도 모두 같다”며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을 당시도 회상했다. 그는 “잡스는 2011년 8월의 어느 일요일에 나를 불러 애플이 지금까지 전문 경영인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는 CEO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설명하면서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말했다”며 “당시 나는 잡스가 CEO 일을 좋아하고 건강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놀랐지만 잡스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잡스의 기대에 부응했는가’라는 질문에 쿡은 “처음부터 내가 잡스를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그러려고 하지도 않았다”며 “그저 최선을 다했다. 물론 그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불행히도 그는 옆에 없다”고 답했다.
애플워치 보급이 느려지는 것에 대해서는 애플페이 이용 등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아이팟이 음악 문화를 바꾸었지만 보급에는 시간이 걸렸다”며 “하룻밤 사이에 바뀐 것은 아니다. 또 일본에서 그다지 확산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매우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