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아이폰에 OLED 탑재’ 청천벽력...디스플레이업계, “애플 모시자” 출혈 경쟁 본격화

입력 2016-10-1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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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용하기로 하면서 주요 디스플레이 업계에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주요 고객인 애플을 붙잡기 위해 새로 OLED 패널 개발 및 생산에 투자해야 할 처지에 내몰린 것이다. 그동안 애플 의존도가 높았던 기업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적자가 계속되는 일본 패널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는 거액의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인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채용하기로 하면서 경쟁업체들이 너도나도 애플을 잡기 위해 공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JDI가 전년에 애플로부터 벌어들인 매출 비중은 53.7%에 달해 애플의 동향에 수익과 경영 방침이 좌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미야모토 다케오 애널리스트는 “JDI는 애플에 의존하면 된다는 경영 전략이었는데, 이건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실적 악화로 자금 부족이 발생하기 쉬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 버렸다. 경영 상황은 외줄타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OLED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스마트폰용 패널 사업은 철수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OLED 라인을 구축하려면 최소 1500억 엔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차입금 및 증자로 외부 자금을 조달해 신속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LED는 기존 LCD 디스플레이에 비해 얇고 선명한 색채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에 OLED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는 OLED 공급을 둘러싸고 애플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대만 혼하이정밀공업 산하에 들어간 일본 샤프도 OLED 개발에 2000억 엔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애플과 협의하고 있다.

JDI 역시 OLED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금 조달을 놓고 고객과 주요 주주, 은행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JDI는 2018년 안에 OLED 양산 라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OLED는 삼성전자가 출시 중인 스마트폰에 이미 사용되고 있고, 구글이 발표한 신형 스마트폰 ‘픽셀’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르키트는 스마트폰용 OLED 출하액이 2018년에 186억 달러에 달해 178억 달러인 LCD를 처음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상반기 시점에는 삼성전자가 출하량의 99.4%를 차지하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했다.

IHS의 하야세 히로시 애널리스트는 출하액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필름 소재를 사용하는 OLED의 특성을 살려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나오면 새로운 시장을 생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DI는 현재 36%의 회사 주식을 보유한 일본 정부 펀드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해 소니, 도시바, 히타치의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통합해 2012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제법 선방했지만 애플로의 납품 지연 등이 계속돼 2015 회계연도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16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도 24억 엔의 영업적자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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