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노령화와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계가 ICT를 접목한 스마트팜으로 시장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정부는 연내 1000헥타르(㏊), 내년까지 4000㏊ 규모의 스마트팜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닐하우스ㆍ축사ㆍ과수원 등에 접목해 원격ㆍ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ㆍ관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국내 스마트팜 보급 현황을 보면 시설원예는 2014년 60㏊에서 지난해 364㏊(누계 769㏊)로 확대됐다. 이 기간 축산 분야는 30호에서 156호(누계 186호)로 늘었다.
농림부는 내년까지 누계 기준 시설원예 4000㏊, 축산 730호로 스마트팜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각각 현대화된 시설의 40%(시설원예), 전업농의 10%(축산)에 해당하는 규모다.
농림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시설원예 1000㏊ 보급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1㏊당 평균 2개 농가로 보면 2000호에 해당하는 수치”라며 “내년까지 4000㏊ 목표는 공격적으로 잡은 측면이 있지만, 성과를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가 스마트팜 농가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생산량은 도입 전에 비해 평균 25% 증가했고, 상품 출현율은 12% 늘었다. 고용 노동비는 10% 절감되면서 농가 총수입은 3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선도농가일수록 개별 실정에 맞는 스마트팜을 도입해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를 거두었다. 선도농가 효과는 생산량 29.4% 증가, 상품 출현율 41.8% 상승, 총수입 46.8% 확대 등으로 나타났다. 도입자의 평균 연령은 50세로 농업인 평균보다 8세 낮았다.
반면 농림부 여론조사 결과, 스마트팜 도입의 걸림돌로 절반 이상이 초기투자 및 관리비용 부담(53.8%)을 꼽았다. ICT 기기 사용의 어려움(16.7%)은 뒤를 이었다. 성과에 대한 불확신(12.8%), 업체 및 기술신뢰 부족(11.2%), 인터넷 등 기반시설 부족(5.5%) 등도 걸림돌로 들었다.
스마트팜 기술 개발(34.3%)과 시설자금 지원 강화(30.2%)는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시급한 정책으로 꼽혔다. 사후관리(AS) 등 현장지원 강화(21.4%), 현장 체험형 교육(9.8%), 스마트팜 성과홍보 강화(4.3%) 등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정부는 스마트팜 확산여건 조성과 교육 및 현장지원 강화, 산업생태계 육성, 연구개발(R&D) 확대 등 4대 분야의 세부 과제를 확정해 추진 중이다. 확산여건 조성 분야에서는 농가의 초기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스마트팜 전용 모태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최적의 환경조절이 가능한 생육관리 소프트웨어(SW) 개발과 빅데이터 기반 정밀농업 도입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스마트팜 대상은 온실과 축사 중심에서 고추, 인삼 등 노지와 식물공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KT와 SK 등 기업은 스마트팜 농가의 연간 통신비 지원과 상설 교육장 설치를 통해 기여할 계획이다.
실습교육장은 지난해 11개소에서 20개소로, 권역별 현장지원센터는 8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한다. 농협은 자체적인 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육성 분야에서는 한국형 스마트팜 보급모델 개발과 핵심 기자재 표준화, 품질보증제 도입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한다. 아울러 R&D 분야에서 핵심기기 국산화와 최적 SW 개발에 올해부터 2021년까지 1000억 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남태헌 농림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이 같은 대책으로 스마트팜의 현장 보급과 확산이 속도를 낼 것”이라며 “스마트팜을 통해 한국 농업은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정밀농업으로 국제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수출이 증가하고, 농업인이 보다 편리하게 일하며 소득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젊은 창업농과 후계농, 귀농인이 많아져 농촌에 활력이 창출되고, 비료 최적 투여 등 환경에도 기여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팜 성과 제고와 가속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