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자산운용 홍콩법인과 영국계 콜체스터글로벌인베스터스 싱가포르 법인이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투자 지형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를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일(19일) 골드만삭스자산운용(홍콩)이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쳤다. 콜체스터글로벌인베스터스(싱가포르)도 투자일임업자로 국내 금융당국에 등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에 근거지를 둔 운용사가 국내에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려면 얻어야 하는 등록 절차”라며 “이번 사례는 국내에 사무소를 마련하고 인력을 갖추기 위한 차원이라기보다는 국내 기관 자금 투자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기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2012년 이후 여러 외국계 운용사가 한국에서 짐을 쌌다. 골드만삭스 역시 2012년 한국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 투자자문업 등록은 남겨뒀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폐지됐다. 이 밖에도 JP모간자산운용, 슈로더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등 국내에 법인을 둔 외국계 운용사들이 지난해와 올 초 잇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반면, 이번 골드만삭스와 콜체스터 외에도 지난 7월 캐나다의 헬스케어 전문 운용사인 섹토랄자산운용이 금융위에 투자일임업 등록을 마치고 영업 중이다. 외국계 운용사의 국내 시장 철수와 동시에 해외에 거점을 둔 ‘선택적 진출’이 늘고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는 이를 최근 몇 년간 공모시장은 침체되고 사모시장은 커지는 추세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갈수록 침체되면서 리테일 접점이 비교적 적은 외국계 운용사의 개인 대상 영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아직 영업 중인 곳들도 대부분 사모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불필요한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운용사 홍보를 대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외국계 운용사가 국내에서 물리적으로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핵심 자금줄인 기관투자자는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운용사가 직접 국내 기관에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업인가를 얻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