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드라기…이번 ECB 회의서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는?

입력 2016-10-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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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2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가운데 회의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내년 3월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그간 ECB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어떤 방식으로 재조정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해왔다. ECB는 그간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온 독일과 대규모 양적완화에도 미진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회복세라는 난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

이와 관련해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3월에 종료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 여부와 마이너스(-) 금리,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를 모두 동결하며 양적완화와 관련한 논의도 사실상 다음 회의로 미뤘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유로존 경제 회복세를 나타내고 최근 채권시장도 매도세 여파에 금리가 오르면서 ECB가 시간적 여유를 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FT는 시장의 관심이 양적완화의 향방에 쏠려 있기 때문에 드라기 총재가 최소한 유로존 회원국 중앙은행장들과 ECB 정책위원들과 이번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열리는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ECB가 유로존 회원국의 경제규모에 비례해 채권매입을 해야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일지, 마이너스(-) 0.4% 수익률의 채권 매입을 시작할 것인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ECB가 매입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이 손실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업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추가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ECB가 양적완화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미 이달초 시장에서는 ECB 위원들이 지난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유로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ECB는 지난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마이너스인 예치금리가 언제 얼마만큼 오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중은행 사이에서 장기화한 마이너스 예금금리에 대한 원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일반 가계·기업의 예금이나 대출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돈(예치금)에 적용된다. 유럽 시중은행이 ECB에 돈을 맡길 때는 연 -0.4%의 예치금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들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놓은 포르투갈 문제도 ECB의 골칫거리다.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지도 관건이다. ECB의 양적완화 국채매입 대상이 되려면 최소 국채 신용등급이 ‘BBB+’ 이어야 한다. 만일 캐나다 신용평가사 DBRS가 21일 등급 재검토 결과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현재 BBB+에서 한 단계 강등하면 포르투갈 국채는 투자부적격 등급이 돼 그리스 국채처럼 ECB의 매입대상에서 제외된다. 대부분 전문가는 포르투갈이 현재 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만약 강등될 경우 ECB 정책 타격은 불가피하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은 이날 영국 런던시간으로 오후 1시45분부터 시작된다.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9시4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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