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미국과 결별 선언…중국과는 관계 개선

입력 2016-10-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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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남중국해, 양자 대화로 풀자 동의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을 버리고 중국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에 작별을 선언하는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양자 대화로 해결하자는 입장에 동의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NYT)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 결별했음을 선언한다”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전날에도 “나는 이제 미국에 가지 않을 것이다. 가봤자 모욕만 당할 뿐”이라며 “이제 내 친구(미국)에 결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는 최대 이슈인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타협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중국을 방문했으나 우리의 관계는 봄”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실제로 남중국해 문제가 거론됐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NYT는 두테르테가 남중국해 문제를 양자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중국의 입장에 사실상 동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두테르테는 전날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지난 7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필리핀에 승소 판결을 내린 것에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 판결을 뒷자리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7월 판결을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판결문은 종잇조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7월 판결을 바탕으로 미국은 국제법 준수를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해왔는데 두테르테가 완전히 중국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정상회담 후 기자들에게 “중국과 필리핀의 우호 관계는 전면적으로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두테르테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인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자 미국에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는 투자 유치 등 실리를 꾀하고자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다. 이번 방중 길에 300명 이상의 기업 인사들이 중국과의 투자협력을 위해 동행했다.

FT는 두테르테가 실제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끊을 의향은 없지만 미국, 중국 양국을 오가면서 실리를 최대한 얻고자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펼치는 미국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인 필리핀을 버릴리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주말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해 진의를 탐색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은 두테르테가 연합 군사훈련 취소 등 양국 동맹관계를 뒤흔들 실질적인 위협을 한다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또 중국과의 밀월이 계속될지도 의문이다. 아무리 투자를 끌어낸다 하더라도 남중국해 분쟁 등으로 엇갈리게 되면 중국은 당장 경제 지원을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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