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여전한 코스닥 ‘팔자세’…머나먼 ‘700선’

입력 2016-10-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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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4000억 빠져나가 지수 하방 압력

중소형주 매도세로 시장 침체를 유도한다는 지적에 휩싸인 기관들의 코스닥 순매도 성향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직접 현황 조사에 나서기도 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월 이후 600선에 머물러 있다.

21일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1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보이고 있다. 순매도 총 금액은 전일 기준 3675억 원에 달하며 이날 장중에도 300억 원 넘게 팔려나갔다. 기관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지수 회복의 기대감을 갖기도 했지만, 9월 24일 하루 만에 1050억 원을 순매도하는 등 ‘팔자세’가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으로 매도한 금액이 1500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코스닥 지수는 이달 초에만 해도 680선을 넘어 7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근 650선으로 떨어져 장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정반대의 양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총 금액은 전일 기준 1조 원을 넘어섰다. 기관 투자자 역시 전일 173억 원을 사들이는 등 2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보다. 이날 장중 순매수 금액은 487억 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형주에 집중된 연기금 등 기관의 투자 행태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 연기금은 지난 6월 1일부터 3개월 간 코스닥 시장에서 2511억 원을 순매도했다. 올 초부터 6월 14일까지 1조 원 넘게 순매수했던 거래소 중형주는 같은 기간 2703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9월 1일부터 이날까지 순매도 금액도 628억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순매도세가 지수에 하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자금의 영향이 크지 않고 개인의 순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스닥을 움직일 투자 주체는 기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근 실적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지수 상승률이 부진한 점은 매수 주체 부족과 물량 부담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도 제기됐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실적이나 해외증시보다 수급이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관의 순매도 강도가 가장 강했던 업종의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순매도 강도가 강했던 IT하드웨어, 중국 관련 소비주, 소프트웨어 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닥 상단 돌파에 힘을 실어줄 시장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상장・공모제도 개편 방안인 ‘테슬라 요건’이 대표적 예다. 이 제도는 성장성이 있는 기업이 적자 상태에 있더라도 코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려는 의도에서 마련됐다.

김 연구원은 “상장여건 완화와 퇴출제도 완화를 통해 기존의 코스닥과 차별화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수급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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