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2일(현지시간) 취임 100일 구상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철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부터 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자주 게티즈버그 유세에서 경제와 안보 문제를 중심으로 한 ‘취임 100일 구상’을 밝혔다. 그는 먼저 TPP를 “이 나라(미국)에 대한 잠재적 재앙”이라고 비판하면서 즉각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불공정하게 미국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외국의 불공정무역을 조사하도록 명령하겠다”면서 “셰일과 석유, 천연가스를 포함해 모든 미국의 에너지자원 생산에 대한 규제를 철회하겠다”고도 공언했다.
그는 특히 “키스톤 송유관 사업을 포함한 모든 에너지 기반시설 사업이 진행되도록 (버락) 오바마가 만들어 놓은 모든 걸림돌을 없애겠다”면서 “유엔의 기후변화(대응) 계획에 대한 모든 자금 출연을 취소하고 그 돈으로 미국의 물과 환경 기반시설 개선에 쓰겠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의 경제구상이 실현되면 “미국이 매년 4%대의 경제성장을 하고 10년 안에 25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신의 감세 정책이 중산층을 위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는 가장 먼저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모든 비헌법적인 행정명령과 지시들을 취소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선정하고, 200만 명 이상의 불법이민 범죄자들에 대한 추방을 시작하고 이민 심사를 안전하게 할 수 없는 국가로부터의 이민자 수용을 중지하겠다고도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선거 제도를 비롯한 현재의 사회 시스템 전반이 조작됐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는 ‘조작’의 대표적인 사례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목했다. 그는 그렇게 많은 법을 어기면서 (클린턴이) 왜 이 선거에 나오도록 허락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는 미국 2위 이동통신회사 AT&T의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인수 추진과 관련해 “소수에 대한 지나친 집중을 야기하고 이는 곧 민주주의에 독이 되기 때문에 내 정부에서는 양사 합병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AT&T는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과거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잇따르는 데 대해선 “내 선거운동에 타격을 주기 위해 모든 여성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모든 거짓말쟁이는 선거가 끝나면 소송을 당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가 이날 연설한 곳은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던 곳이다. 트럼프의 이날 연설은 약 40분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