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내보내겠다는 대우조선… “못 나간다” 버티는 직원들

입력 2016-10-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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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목표 절반 안되는 350~400명 접수… 사측 권고사직 포함, 추가 진행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거죠. ‘계속 버티면 못 자르겠지’ 하는 기대도 있고….”

대우조선해양 본사에 일하고 있는 박동석(가명·45) 씨는 희망퇴직 대상자다. 올해로 근속 연수 20년이 넘는 박 씨는 지난 1995년도에 입사, 차장 직책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달 초 회사 측이 자구책 일환으로 시행하는 대규모 희망퇴직 대상자로 분류되면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정년 퇴직까지 10년 남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볼 심산이지만, 희망퇴직이 결국 권고사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애써 체념하는 심정이다.

박 씨는 “회사가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은 공감하지만,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로 분류된 직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버티겠다는 분위기”라고 내부 동향을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퇴직 위로금 상한선이 8000만 원선으로 확정된 것도 불만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21일 희망퇴직 접수를 완료했지만, 당초 목표치 1000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 7일 공고를 내고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한 결과 약 350~400명이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조만간 2차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우조선 측은 사무직 10년차 이상, 생산직은 기원·기감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에 들어갔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생산직 7000여 명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했다.

앞서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1300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희망퇴직도 목표치에 미달했다. 당초 최대 400명을 감축하려 했지만, 지원자는 300명에 채 미치지 못했다.

대우조선은 1차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치에 미달한 만큼, 이르면 내달부터 추가 접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권고사직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잖은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신규 수주가 없어 유휴 인력이 지속 발생하는 상황인 만큼, 총인력 감축 규모는 계획했던 3000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사측이 대상자로 하여금 희망퇴직 압박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자 이른바 줄서기 문화, 안면장사 내홍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또다른 대우조선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력 구조조정은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중대 사안이라 룰과 질서가 바로 서야 한다”며 “당초 조직별로 제시된 퇴직자 할당인원이나 기준이 신청자가 미달됐다고 변경되거나, 특정 인사를 중심으로 특혜 시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우조선 노조는 회사 측의 희망퇴직 실시 등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0일 발행한 투쟁 속보에서 “사람을 잘라서 드러나는 장부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로는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면서 “노조는 희망퇴직을 저지하고 모두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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