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격랑속으로] 박대통령 개헌 드라이브에 대선정국 요동

입력 2016-10-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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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제안한 개헌이 차기 대선 정국을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유력주자일수록 개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이날 개헌 입장문을 내고 “박근혜표 개헌, 정권연장을 위한 제2의 유신헌법이라도 만들자는 것이냐”며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만 봐도 그렇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제외하면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 입장에선 현재의 구도를 굳이 바꿀 이유가 없는 게 사실이다. 개헌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의 대선 구도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유력 대선주자 중 누가 변화를 원하겠느냐”며 “또 개헌 주체가 여당이 된다면 야당으로선 좋을 것이 없다”고 속내를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든데 민생을 팽개친 채 비리게이트 위기국면 전환을 위해 개헌을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며 “대통령과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 해소와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개헌 자체의 필요성에는 원론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개헌 이전에 먼저 해야 할 일, 그게 국회의원 선거 제도 개편”이라면서 “먼저 국회의원 선거 제도를 개편하고, 분권의 튼튼한 기초를 만든 다음 순서로 개헌으로 옮기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만 유일하게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환영했을 뿐이다.

개헌을 촉매로 ‘제3지대’를 고민해 온 대선주자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더민주 김종인 전 대표는 헌법을 개정하더라도 발효시점은 21대 국회가 될 것이라며 차기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내다봤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미 개헌이슈가 정치권을 뒤덮었고, 앞으로도 여론이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개헌 이슈를 여권에 빼앗긴 제3지대론자들은 박 대통령의 제안을 마냥 반길 수도, 그렇다고 반대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개헌을 명분으로 정계에 복귀하자마자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고, ‘개헌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전 의원의 창당 작업도 힘이 빠지게 생겼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타이밍이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면서 “좋든 싫든 개헌은 이미 최대 이슈가 되어버렸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후보들은 개헌논의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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