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에이비온, 신약·동반진단 동시개발.."약효·비용 다잡는다"

입력 2016-10-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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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50%↓ 다발성경화증 신약·글로벌 제약사 실패한 위암치료제 도전

"글로벌 시장에서 Best-in-class(동종 최고)와 First-in-class(동종 최초)를 목표로 하는 동반진단 신약 개발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는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비전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간 서울대 약대 교수로, 또 미래창조과학부 항암제동반진단기술개발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축적한 동반진단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통하는 신약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동반진단은 개별환자의 특정 바이오마커 보유 여부를 진단해 특정치료제에 대한 안정성과 효율성이 입증된 환자군을 선별하는 진단기술이다. 미국 FDA가 2014년 신약과 동반진단을 동시 개발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등 글로벌 신약개발 현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에이비온은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동반진단의 개념을 들여와서 환자의 의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패를 거듭했던 c-Met 타겟의 위암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장을 냈다.

◇동반진단 신약개발의 '성공 열쇠'

동반진단은 신약개발 측면만 보더라도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신약개발은 막대한 임상비용 투입에도 불구하고 성공확률이 10%에도 이르지 못하는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인데 동반진단은 이 성공확률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킨다.

매년 세계 최대규모의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BIO(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에서 2016년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을 수행했거나 진행중인 9,985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상 1상부터 신약 승인까지 평균 성공률은 9.6% 였다. 그러나 동반진단의 지표가 되는 환자 선별 바이오마커를 활용하게 되면 성공률은 25.9%로 상승한다. 바이오마커가 없는 경우 성공확률은 8.4%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예가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와 옵디보다. 키투루다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인 PD-L1을 바이오마커로 삼아 발현이 50% 이상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투여토록 허가 받는데 성공했다. PD-L1 발현율을 측정하는 동반진단 키트도 동시에 허가 받았음은 물론이다.

반면 옵디보는 2차 치료제로는 승인 받았지만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3상 시험에 실패했다. PD-L1의 발현율 기준을 5% 이상으로 환자군을 넓게 설정한 것이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마커를 정교하게 설정한 동반진단의 선택 여부가 임상 승인과 성패를 가른 것이다. 최초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던 기간을 보더라도 옵디보는 5년 10개월이 걸렸지만 키투루다는 3년 6개월이 걸렸다.

에이비온은 신약 개발 단계부터 동반진단을 채택해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인다. 신영기 대표는 "동반진단은 신약개발에 준하는 임상을 거쳐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면서 "동반진단을 채택하면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고 개발기간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C&D 모델 에이비온 "'약가 절반' 다발성경화증 신약 개발"

에이비온은 C&D(Connect & Develop) 기반의 사업모델을 추구한다.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하거나 학교나 연구소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추가 연구를 통해 기술 고도화를 진행하고 효율적인 타깃팅을 위한 동반진단기기를 개발하는 것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이후 자체 임상을 진행하거나 기술이전한다.

신 대표는 "기술이전 받은 후보물질의 신약 개발이나 기술이전 확률을 높이려면 연구개발을 통해 추가 데이터를 생산하고 임상프로토콜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등 기술고도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온의 첫번째 파이프라인은 다발성경화증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의 질환으로 신경세포를 둘러싼 수초가 탈락함으로 감각 장애, 운동 장애 등을 수반하는 만성질환이다.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질병완화를 위해 사용되는 인터페론 베타가 대표적인 치료제인데 작용기작(mode of action)이 명확하지 않고 30~50%의 환자는 반응이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신 대표는 "다발성경화증은 미국의 경우 1년 동안 우리 돈으로 약 7,000만원, 유럽은 2,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약가 부담이 큰 질환"이라면서 "인터페론 베터의 효능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가 30~50%에 이르지만 투약 후 2년이 지나야만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온이 개발 중인 ABN101은 기존의 인터페론 베타에 당쇄를 추가해 생산성, 안정성, 약동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에이비온은 동반진단을 통해 6개월 이내에 약효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또한 생산성 역시 기존 인터페론 베타보다 최소 20배 이상 높이는 기술을 확보해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이전을 하더라도 생산만은 직접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계약해 cGMP 생산시설도 확보했다.

주 3회 투약(주사제)하거나 매일 2회 복용(경구제)해야 하는 불편함도 주 1회 투약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기존 인터페론 베터 약가의 절반 수준으로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되면 시장을 바꿀 수 있다"면서 "대신 바이러스성 질환(B형간염), 척수염, 항암제 보조치료제 등 지금까지 인터페론 베터의 높은 약가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한 오프라벨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임상을 진행해 2018년 상반기 유럽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에이비온 "글로벌 제약사가 실패한 c-Met 타깃 위암 치료제 개발"

에이비온은 동반진단을 활용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패한 c-Met 타깃 위암 치료제(ABN401) 개발에도 나선다.

c-MET은 간세포성장인자 리셉터 유전자에 포함된 단백질의 일종으로 암의 유발과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위암, 대장암, 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이 발견된다.

화이자, 릴리 등 대형 제약사들이 c-Met 타깃 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으나 신장독성 등의 부작용으로 실패를 맛봤다. 에이비온은 독성이 없는 형태로 저분자 후보물질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기술이전받아 위암 치료제 개발에 도전한다.

신 대표는 "c-Met 억제제는 동반진단이 없으면 필패하는 시장"이라면서 "c-Met 유전자 증폭 등을 타겟 바이오마커 삼아 새로운 맞춤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온은 2017년 하반기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이비온의 표적 HPV 암 치료제인 ABN301도 중요 파이프라인이다. HPV는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환자의 60~70%에서 발견된다. 에이비온은 DNA 치료제의 한 종류인 siRNA(small interfering RNA)로 HPV 발암 유전자를 억제하는 신약 개발에 나선다.

한편, 에이비온은 장기적으로 안정적 매출을 기록할 또 하나의 무기를 갖고 있다. 생물재난 방어 기술이 그것이다. 국가재난 상황을 야기 시킬 수 있는 생물 재난 관련 감염질환에 대하여 예방에서 치료까지의 전 주기에 걸치는 방어 및 해독기술로, 예방백신 및 항체치료제 개발이 그 핵심이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관계당국과 독소해독제 시제 개발 및 공급 계약 체결도 체결했다"면서 "2020년 이후 안정적인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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