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195개국 모두가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이 11월 4일 공식 발효되지만 정부의 ‘2030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하세월이다. 국무조정실(총리실)이 기후변화 대응 컨트롤타워를 맡으면서, 의견 수렴 없이 밀실에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로 2030년 배출 전망치 대비 37% 감축을 내걸었다. 목표량 달성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기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곳은 42.8%인 에너지산업, 특히 화력발전소이며 여기에서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10기의 노후석탄발전소를 폐기하고 대신 20기를 2029년까지 짓기로 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배치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큰 틀에서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관계부처 의견 수렴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연내 발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 안전과 경제에 직결되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정부가 느슨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파리협약이 자동 발효 요건을 갖춰 우리 정부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며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의 준비가 미흡함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과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이 수립돼야 그에 맞춰 대응 체계와 세부 목표에 대한 준비가 이뤄질 수 있는데 아직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고,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전혀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어 무슨 논의를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조급함을 느끼고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