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한 분이 말하길 나이 든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지만 아이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더라. 제가 죽는 마지막 날까지 이 슬픔을 잊지 않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의 심리로 25일 열린 옥시레킷벤키저 재판에서 이 회사 대표 아타 울라시드 샤프달은 ‘법정에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는 재판장의 말에 이 같이 말했다. 샤프달 대표는 이날 재판에 넘겨진 옥시 한국법인을 대표해 법정에 출석했다.
샤프달 대표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을 가슴 깊이 느끼고 많은 교훈을 얻었다”면서 “보상 방안을 만들고 피해자 치료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후회와 유감의 마음을 한국사회와 피해자들이 받아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 계획을 만들기 위해 광범위하게 논의하고 희생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아이를 잃은 피해자들에게 10억 원을 보상하고 평생 치료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옥시 측에서 조성하기로 한 기금 100억 원의 사용처를 묻는 검찰 질문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큰 문제이고 광범위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국회, 정부와 함께 이야기 중”이라고 답했다.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와 원료물질 제공업체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옥시는 정부 조사 결과 1ㆍ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방안과 인도적 기금 100억 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1ㆍ2등급 피해자 1인당 최고 3억5000만 원의 위자료와 별도의 치료비를, 영ㆍ유아와 어린이 피해자에게는 최대 10억 원을 배상하겠다는 안이다.
옥시는 ‘옥시 싹싹 뉴 가습기 당번’ 용기 겉면에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무해’ 등의 광고 문구를 넣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현우(68)ㆍ존 리(48) 전 대표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살균제 제품을 제조ㆍ판매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