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중국 정부의 유커(중국인 관광객) 규제 소식에 하락하며 204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는 좀 더 큰 타격을 받아 640선을 간신히 지켰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57포인트(-0.52%) 내린 2037.17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다시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이날 2040선에서 전일대비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하락곡선을 그리며 한 때 2031.25포인트까지 밀려나 2030선마저 위협받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코스피가 하락한 것은 중국 정부의 유커 규제 방침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중앙일보는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이라는 지침을 각 성의 일선 여행사에 내려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지침에는 한국 현지 쇼핑은 하루 1회로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함께 포함됐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화장품주, 면세점주 등이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장주인 삼성전자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전반에서 강한 상승움직임이 나타나기 어려운 분위기 형성됐다”며 “여기에 중국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중국 소비관련주, 유통주가 급락한 결과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공방이 계속된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전환한 것도 지수를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이날 외국인은 613억원 어치를 팔며 9거래일만에 순매도를 기록했고 개인도 173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2435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물량을 소화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13억원, 비차익거래로 533억원을 사들여 총 54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대형주의 순환매 장세가 펼쳐진 가운데 업종별지수는 등락이 엇갈렸다. 기계(0.73%)와 운수장비(1.30%), 건설(1.05%), 운수창고(0.09%), 통신(1.09%), 금융(0.26%), 은행(0.01%), 보험(0.64%) 등은 강세를 보인 반면 음식료품(-0.07%)과 섬유의복(-1.87%), 종이목재(-0.41%), 화학(-2.22%), 의약품(-2.60%), 비금속광물(-0.87%), 철강금속(-0.42%), 전기전자(-0.39%) 등은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는 중국발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이 7.12% 하락했고 삼성전자(-0.68%), 한국전력(-1.96%), 아모레퍼시픽(-7.12%), LG화학(-1.00%), SK(-0.88%), KT&G(-4.41%), SK이노베이션(-0.63%)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물산(0.90%), 현대차(2.60%), SK하이닉스(2.24%), 현대모비스(2.10%), 삼성생명(0.90%), POSCO(1.01%) 등은 올랐다.
중국발 리스크의 여파는 코스피 시장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71포인트(-1.19%) 떨어진 640.17에 장을 마치며 640선에 턱걸이했다. 전일대비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장중 63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36억원, 65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555억원을 팔았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구 정부의 유커 규제가 당분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유커 규제가 현실화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투자시리를 충분히 위축시킬 개연성은 있다”며 “일부 코스피 대형주 반등은 이어지겠지만 주도업종이 강하게 움직이기보다는 대형주 내에서 순환매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