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 조선업계, 후판 값 10% 인상에 울상

입력 2016-10-25 20:01 수정 2016-10-2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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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가 후판 값 인상에 울상을 짓고 있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비롯한 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후판 공급사들은 최근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과 올해 하반기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값을 톤당 5만 원가량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최근 3년간 후판 값은 톤당 50만 원 초반대에 형성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10% 인상된 셈이다. 이 가격은 조선사들이 지난 7∼9월 공급받은 후판을 정산할 때 소급 적용된다.

조선ㆍ철강업계는 통상 1년에 두 차례 협상을 벌여 후판 값을 정한다. 올해 하반기 협상은 가격 인상 문제를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5개월 넘게 진행됐다.

철강업계는 원재료 값 급등으로 후판 값 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40달러(약 4만5300원)에서 최근 57달러(약 6만4600원)로 40% 넘게 올랐다. 원료탄의 경우는 지난 7월 톤당 90달러(약 10만2000원)대 후반에서 최근 200달러(약 22만6700원) 넘게 뛰었다.

이에 대해 조선사들은 수주 가뭄을 호소하며 가격인상 자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선사는 선박 건조 대금의 20%가량을 후판 구입비로 쓴다.

철강업계의 후판 값 인상에 법정관리 중인 STX조선해양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후판 외상값을 갚지 않고 ‘버티기’로 나오면서 철강업계 심기를 건드렸다는 설명이다. 일부 철강사들은 STX조선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돈을 3분기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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