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던 강남 재건축 시장이 정부의 시장 규제 검토로 상승폭이 감소했지만,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대치동은 재건축 진행에 속도를 내면서 오히려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2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9개 단지의 아파트 거래 가격이 ‘8·25 가계부채 대책’ 이후 두 달 사이에 1억 원 이상 뛰었다.
입주가 시작된 청실아파트와 분양을 마친 대치국제아파트를 제외하고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쌍용1차의 경우 전용면적 96㎡는 최근 13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8월 말 12억5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두 달 사이에 1억 원 이상 오른 셈이다. 대치동 N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쌍용1차 전용면적 96㎡는 매물이 1개밖에 없다”며 “지금 시장에서 부르는 호가는 13억5000만 원대”라고 말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쌍용1차는 올 1월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한 후 현재 건축심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인근 대치국제아파트가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10여 년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재건축 투자물건으로 불리는 한보미도맨션 아파트 역시 전용면적 84㎡는 8월 13억5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시세는 14억7000만~15억 원 수준이다. 올 초 추진위원회가 승인된 우성1차 아파트는 지난달 14억 원에 거래된 아파트 시세가 15억 원으로 올랐다.
대치동 삼성플러스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치동 쌍용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진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우성과 미도 역시 수요자들이 꾸준히 몰린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을 타깃으로 한 규제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시중 자금이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 대치동 재건축 시장은 가장 좋은 투자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