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산관리상품(WMP)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4조 달러(약 4535조 원) 시장으로 성장한 고수익·고위험 투자상품의 리스크에 고삐를 죄려는 의도라고 WSJ는 풀이했다.
중국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배포한 공지에서 시중은행들에 WMP를 은행의 총 신용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이 WMP를 은행의 총신용에 포함하도록 하면서 WMP도 은행의 대차대조표 내의 상품처럼 규제 요건의 대상이 됐다. 이는 앞으로 중국 시중은행들이 WMP 관련해 대출을 내줄 때도 완충자본을 확보해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WSJ는 설명했다.
WMP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다음 이를 그림자은행, 주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은행의 재무제표에는 대출로 계상되지 않기 때문에 그림자 금융으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WMP에 대한 완충자본도 필요하지 않았다. 문제는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기업들이 WMP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중국 그림자 금융을 키우는 뇌관으로 지적돼왔다. 최근 4년간 WMP 시장은 고수익을 좇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투자자들은 은행이 WMP를 판매하기 때문에 은행이 해당 상품의 고수익을 보장해준다고 믿었다. 금융당국은 이런 투자상품들을 일반 예금과 같은 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 포함되는 상품처럼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또 경제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고수익·고위험 투자가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도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인 WMP의 상당 부분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돼 금융시장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WMP의 총액은 26조3000억 위안(약 4398조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중 40%가 채권에, 18%가 예금 및 현금에, 17%가 대출에 투자됐다고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