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현장] 삼성전자 주주 “삼성전자는 새롭게 태어날 각오를 해야 한다”

입력 2016-10-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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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27일 열린 '제48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27일 열린 '제48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계기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지가 중요하며 새롭게 태어날 각오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다목적홀. 주총이 진행되는 동안 주주들은 수없이 이 말을 반복했다. 이날 삼성전자 임시주총의 안건은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7 단종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주주들의 관심을 회사가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고 있는지에 집중됐다.

프린팅솔루션 사업부 분할 계획서 승인 안건 처리에 앞서 한 주주는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갤럭시노트 사태는 하나의 손실에 대한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 쌓아온 삼성전자 이미지에 큰 충격 준 사건”이라며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할 때 만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주총을 주관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이 기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 원인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끝나면 그것에 걸맞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주총에 상정된 두 안건은 비교적 순조롭게 의결됐다. 주주들은 “동의합니다”라는 말로 안건을 빠르게 처리했다.

이후 진행된 갤럭시노트 7 사태와 관련해 마련된 공식 질의 응답에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단상이 섰다.

신 사장은 “갤럭시 이슈로 경영상 막대한 손실을 초래해 주주여러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원인규명과 관련한 전면적인 조사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모든 프로세스를 점검할 것”이라고 재차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날 주주자격으로 참석한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이 문제는 엔지니어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이 회사의 의사결정구조, 조직문화와 관련된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 선임은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그것에 대해 법률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해결방안, 지배구조 개편 등에 대한 심도 높은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것이 의사결정권자의 입에서 직접 나올 때 조직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통합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신뢰할 수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개선대책, 조직문화, 지배구조 등에 대해 자신의 말로 설명하고 리더십을 보여주고 책임을 보여달라”라고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주총 종료에 앞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가 심기일전해서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엔지니어들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며 삼성전자가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은 혁신이며 엔지니어들이 계속해서 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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