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원유·부동산 상품 들여다보니…리스크 관리는 ‘찜찜’

입력 2016-10-2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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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부동산 등 특별자산 펀드가 저금리·저성장 시대 대체투자 상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리스크 관리는 턱없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특별한 기준 없이 투자 관련 자문기관을 선정하거나 펀드 운용역 홀로 기초자산 가치를 평가하는 등 수익 지표를 주관적으로 산정하는 곳도 있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TB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 5곳이 특별자산펀드 운용과 관련해 ‘경영유의’ 제재를 받았다. 명백한 위규 사항에 대한 징계 이전에 금융회사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금감원은 올 초 ‘금융투자회사 중점 검사 사항’을 발표하고 특별자산펀드 등 대체투자 상품 운용의 적정성을 평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최근 몇 년 새 관련 펀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예방 차원의 건전성 검사를 한 것이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분기(7~9월) 54조 원 규모였던 대체투자펀드(공ㆍ사모) 설정액은 올 3분기 말 기준 84조 원으로 1.5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개 운용사가 모두 대체투자펀드의 기초 자산과 관련한 자문 기관을 선정하는 기준이나 자문 이후 결과 보고서 절차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자문수수료 산정 역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문을 맡길 때 드는 비용도 투자자 돈으로 지불하는 셈인데 특정 자산에 대한 전문성이 돋보이지 않는 변호사에게도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펀드 운용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니 모르고 지나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원유 등 특별자산 가치를 펀드 운용역이 자체적으로 점검해 리스크 부서에 단순 보고한 사례도 많았다. 금감원은 이런 방식으로는 투자사업의 진행 상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자산을 운용하거나 리스크를 관리하는 직원의 경력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KTB자산운용과 대신자산운용에 대해 금감원은 담당자의 실무 경험이 부족해 원활한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운용과 직접 관계가 없는 리스크관리 부서 등에서 독립적으로 사업장 방문과 관련자 면담 등을 실시하고, 연수와 교육 강화 등으로 전문 역량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해외 재간접 펀드 운용을 위한 현지 운용사를 선정할 때 리스크 관리 실태 등 정성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점이나, 공모펀드의 수익률을 모호하게 공시한 사례도 개선 사항으로 지적됐다. 부동산신탁 펀드에서 자산의 공정가치 변동을 제때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금감원이 직접 현장 검사를 나간 업체가 5~6군데에 불과해 중·소형사의 리스크 관리 실태는 더 부실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은 건전성 검사 시 테마별로 1차 서면 조사를 벌이고 5곳 내외 업체에만 직접 현장 검사를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통해 여러 업체에서 중복으로 발견된 문제점을 업계 전반에 전달하고 내년 주요 검사 사항을 정할 때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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