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미국증시 상장 분위기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중국 택배업체 중퉁익스프레스(ZTO)가 올해 미국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웠으나 데뷔 첫날 주가가 급락하면서 빛이 바랬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ZTO는 전날 IPO로 14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는 13억 달러의 네이버 라인을 뛰어넘어 올해 뉴욕증시 최대 규모 IPO다. 또 ZTO는 알리바바그룹홀딩(250억 달러) 이후 2년 만에 중국기업의 뉴욕증시 IPO 최대 기록도 세웠다. 초과배정옵션을 행사하면 IPO 규모가 16억 달러로 확대될 수 있다. ZTO는 총 7210만 주를 발행했으며 IPO 공모가는 주당 19.5달러로, 예상 범위인 16.5~18.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ZTO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됐다.
알리바바 등 중국 이커머스 산업의 고속 성장에 중국 택배시장도 호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6090억 달러로, 3420억 달러의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특급배송산업의 소포 배송액은 지난해 207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이는 2011년 이후 80% 성장한 것이다.
ZTO는 현재 중국 특급배송시장에서 점유율이 14.3%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역 도시와 농촌의 96%를 커버하고 있으며 3300여 개 트럭과 74개 소포분류센터를 갖고 있어 전국 어디라도 24~72시간에 배송이 가능하다. 지난해 택배 건수는 29억5000만 개에 달했다. 알리바바 물량이 ZTO 전체의 약 75%를 차지한다.
그러나 상장 첫날인 이날 ZTO 주가는 15% 폭락했다. 상장 이후 투자자들이 중국 택배시장의 경쟁 환경에 주목한 영향이다. 헨리 궈 M사이언스 애널리스트는 “뉴욕증시에서 ZTO와 비교할만한 종목이 없다”며 “미국시장에서의 페덱스는 중국에서의 ZTO보다 더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며 “중국은 경쟁자들이 많아 시장이 안정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이것이 이날 ZTO 주가 하락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중국증시에서 IPO를 기다리는 기업이 800곳을 넘는만큼 향후 ZTO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현지 기업들이 다시 미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알리바바 상장 이후 중국 증권당국이 자본유출을 우려해 해외증시 상장을 제한하고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중국기업은 미국증시 상장을 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