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불똥 튈까… 떨고 있는 은행들

입력 2016-10-31 09:41 수정 2016-10-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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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하나은행 특혜의혹 조사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은행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에 휩싸이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해 12월 8일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딸 정유라 씨와 공동명의인 강원도 평창군 임야 등 23만㎡를 담보로 거액의 유로화 대출을 받았다. 채권 최고액은 28만9000유로로 실제 대출액은 24만 유로(약 3억 원) 정도다.

문제는 20대 여대생인 정유라 씨에게 개인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수출입기업에 대한 ‘보증신용장’ 방식이 활용됐다는 점이다.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은 정 씨에게 보증신용장을 발급하고 하나은행 독일법인이 정 씨에게 직접 유로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거래법상 해외송금 시 신고의무가 없는 절차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의 개인대출은 사례를 찾아보기조차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돈으로 독일에서 호텔과 주택을 매입했다고 어머니 최 씨가 밝히고 있는데, 무역거래를 위해 마련된 제도가 집 사는 데 악용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문이 확산되자 하나은행은 주말에도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외화지급보증서는 기업, 개인 발급이 모두 가능하며 이례적인 거래가 아닌 일반적인 거래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하나은행의 외화지급보증서를 발급받은 고객은 총 6975명이고 이 중 개인고객은 802명으로 약 11.5%에 해당돼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 일반적 거래라는 것이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또 외화지급보증서는 부동산담보를 취득 후 발행한 건이라고 하나은행은 전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 씨와 관계된 대출이나 외국환거래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최 씨가 설립을 주도한 재단에 들어간 퇴직자 등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일주일간 검사 연장을 통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 씨의 강원도 평창 땅 담보대출과 관련해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 씨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별도로 검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초 종합 검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예정돼 있었는데, 1주일 연장해 최소 인원만 남아 있으며, 최 씨 특혜대출 조사를 위한 검사기간 연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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