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무는 미국에서 광고회사를 다니던 중 모친을 돕기 위해 2004년 1월 현대상선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1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유엔아이 상무로 옮겨 입사 5년 만에 전무로 고속 승진했다. 1977년 생인 그녀는 재벌가 사람답지 않게 소탈하고 예의 바른 성격이라고 알려져 있다. 입사 후 2005년 처음 북한을 방문했고, 2007년에도 어머니 현정은 회장과 동행하며 현 회장을 보좌하기도 했다.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정 전무가 몸 담고 있는 현대유엔아이는 현대상선 등 물류회사에 IT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2005년 설립 당시 매출 103억 원에서 5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는 고속 성장을 이뤘다. 현대유엔아이는 정 전무가 사업 계획 등을 수립한 경영수업의 장소인 만큼, 꾸준하고 탄탄한 실적은 향후 정 전무의 경영 행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유엔아이는 작년 매출 1285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을 기록했다.
현 회장이 무상감자에 동의하며 현대상선의 회생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경영권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현대유엔아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아직 지분 승계는 미미하다. 정 전무는 현대유엔아이 지분 6.80%를 포함해 현대글로벌 지분 7.90%, 현대엘리베이터 0.30%, 현대아산 0.0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근까지 현대상선에 몸 담았던 현 회장의 차녀 정영이(32) 차장은 현대상선이 40년 만에 현대가(家)와 인연을 정리하면서 현대유엔아이로 복귀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와튼스쿨을 졸업한 정 차장은 2012년 6월 현대유엔아이에 입사했고, 1년 뒤 현대상선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 및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0.02%), 현대아산(0.50%), 현대글로벌(0.20%)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밖에 학업 중인 장남 정영선(32)씨는 현대엘리베이터(0.03%), 현대아산(0.05%), 현대유엔아이(0.03%), 현대투자네트워크(40%)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