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윤종규 회장이 전병조-윤경은 선택한 이유는

입력 2016-11-02 09:11 수정 2016-11-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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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내년 11월 임기 끝… 통합사장은 차기 회장 몫으로

통합 KB투자증권이 논란 끝에 윤경은ㆍ전병조 투톱 체제로 출범하면서 이 같은 공동 대표체제를 선택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진의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업계에선 윤 회장이 초기 조직 안정성을 위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양 사 대표를 등용했다고 분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윤 회장이 외부 전문가를 추천받는다는 설이 돌았고, 실제로 전직 금융기관 CEO들도 통합 CEO 자리를 많이 노렸다”며 “그러나 조직 문화가 다른 양 사의 통합을 위해선 누구보다 조직을 잘 아는 기존 CEO가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 최고경영자의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1964년생인 전병조 대표는 행시 29회 출신이다. 전 대표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과 막역한 선후배 사이로 알려져 있다. 서태종 수석 부원장과도 행시 동기이다. 전 대표는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 서기관을 지냈고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등을 거쳤다.

막판 우여곡절 끝에 공직을 그만둔 후, 2008년 NH투자증권 IB부문 전무로 금투업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2012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IB부문 전무, IB부문 부사장 등을 거쳐 2013년 KB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직생활보다 증권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승승장구한 경우다.

윤종규 회장이 전병조 대표를 재신임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 역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외대를 졸업한 윤 대표는 1987년 제랄드 한국지사, 굿모닝신한증권 국제영업, 파생상품영업본부장과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거쳐 2011년 솔로몬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를 지냈다. 이후 2012년 현대증권 부사장으로 둥지를 옮겨 같은 해 당시 김신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이듬해 5월 단독 대표에 올랐다. 윤 대표는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과거 굿모닝신한증권 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요직을 거치며 상당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 사이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들의 어정쩡한 동거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이다. 윤경은, 전병조 대표의 임기도 내년 말까지다. 따라서 실질적인 통합증권 사장 인사는 차기 회장의 몫이 됐다. 이것은 이들이 임기를 채운다는 전제하에서의 시나리오다. 윤경은 대표는 지난해 보류된 금융당국의 자본시장법(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을 위반한 중징계안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기 전에 또다시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는 요인이 있는 셈이다.

또 다른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시너지효과보단 안정을 선택한 것 같다”며 “조직 문화가 다른 두 증권사가 이제 대표마저 공동 체제이기 때문에 통합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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