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국토순례에 관한 소고 ‘조국을 걷고, 삶을 돌아보다’

입력 2016-11-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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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9월 초 필자는 국회에 ‘국토순례지원법’을 제출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산하 곳곳을 둘러보는 ‘국토순례 붐’이 일었으면 하는 취지에서다. 국토순례는 특정 장소를 찾는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르다. 국토순례는 일종의 종합체육일 수도 있고, 종합문화관광이며 종합인성교육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

국토순례가 권장되면 숙박업, 외식업, 여행업, 장비업, 의류업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해설이나 지역사, 인문학 분야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국에 걸쳐 세세한 길과 마을까지 유동 인구가 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법안에 따르면 누구든지 국토순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열려 있다. 다만 예산의 한계를 고려해 우대 근거를 두었다. 우선 한국인과 결혼해 다문화가정을 이룬 이들을 우대하도록 했다. 다문화가정이 우리나라를 이해하고 제2의 고향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학술적으로 연구 작업을 하려는 분들을 우대하도록 했고, 일정 규모 이상의 단체를 이뤄 국토순례를 하려는 분들도 우대하도록 했다. 사회적 약자라든지,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토록 하기도 했다.

순례길 하면 스페인 산티아고 길이 유명하다. 우리나라도 제대로 들여다보면 산티아고 못지않게 아름답고 의미 있는 걷기 코스가 많다. 주요 문화재 탐방 답사 코스라든지, 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절실함을 체험할 수 있는 DMZ 평화순례길 코스라든지, 국토의 장엄한 산하를 느낄 수 있는 백두대간 코스, 삼천리 해안선과 도서(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코스, 땅끝마을에서 임진각까지 국토 종주종단 코스, 독립운동가 등 의인이나 위인들의 궤적을 찾아보는 의인행적 코스 등을 만날 수 있다. 머지않아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한반도 국토 대종단 코스가 개발되리라 기대해 본다.

국토순례지원법이 마련되면 국토 순례객들에게 여비(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통한 간접 지원 포함), 자전거 대여, 여행 장비 대여, 숙박, 식비와 음용수, 안전 가이드, 순례 계획 설계 컨설팅, 의료, 연구나 저술 및 기록화와 촬영, 이동식 화장실이나 세욕시설 등 다양한 지원을 강구할 수 있게 된다. 장애인, 여러 단체나 그룹의 성격을 고려한 개별적 특별장비, 시설 지원도 가능할 것이며, 문화해설 서비스라든지, 인문학 강의라든지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서비스도 고려할 것이다.

국토순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을, 산, 강 곳곳을 둘러보면서 국토의 지리 형세, 풍속, 문화 등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도 갖게 될 것이다. 강요된 애국이나 학습된 애국이 아니라 체득된 애국심이다. 또 통일의 절실함을 재인식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국토순례를 통해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도전하고,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기회도 될 것이다.

국토순례 활성화는 온 국민이 조국의 진정한 내면을 만나고 더욱 성숙해지는 가장 건전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정책 프로그램이다. 해외여행도 좋지만, 태어나고 자라고 죽을 때까지 살아갈 이 나라, 이 땅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아름다움과 애환을 품고 있는지, 그리고 그 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일생에 딱 한 번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길을 나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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