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진행 중인 하이투자증권이 금융감독원 출신 신규 임원을 영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전일 신임 임원 인사를 내고 금감원 회계서비스 국장을 지낸 윤석남 씨를 감사총괄 전무로 영입했다.
윤 전무는 금융감독원 회계감독 1국 부국장, 회계제도 실장, 회계서비스 2국장을 거쳐 금융교육국 자문위원을 지내다가 2014년 퇴임했다. 이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서 고문을 지낸 이후 최근 업계로 다시 컴백한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이 금감원 출신 전무를 감사 총괄 사령탑에 영입한 이유는 상반기 1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본 경유펀드 사건으로 인해 관련 임직원들이 문책을 당했기 때문이다.
경유펀드 건과 관련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6월 농협과의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올 6월 농협은행은 당시 경유펀드의 판매와 관리를 전담한 하이투자증권과 경유를 수입, 관리하는 진보석유화학, SP탱크터미널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펀드 설정 이후 진보석유화학 대표인 A 씨가 경유를 무단으로 반출하면서 뒤늦게 경유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농협은행이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손해배상 행보에 나선 것이다.
재판 패소로 하이투자증권이 농협에 지급해야 될 손실 금액은 지연 이자를 빼고도 총 96억5000만 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하이투자증권의 올 1분기 말 자기자본(7036억 원)의 1%를 초과하는 액수인 것. 이 같은 돌발 악재가 벌어지면서 급기야 하이투자증권 내부에선 관련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내부 감사를 착수했다. 결국 8월 말 관련 실무자들인 선박금융실장, 선박금융팀장은 보직 해임됐다. 전무급인 기업금융1본부장과 감사 총괄 전무 역시 같은 조치를 받았다.
경유펀드로 인해 기존 감사가 갑작스레 옷을 벗으면서 금감원 출신 윤 전무가 새롭게 자리에 오른 것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유펀드 소송 패소로 우발 채무가 생긴 하이투자증권이 금감원 회계감독 전문가 출신을 후임으로 맞아들여 내부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