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직격탄] 앵커 손석희!

입력 2016-11-0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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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평론가

10월 29일 서울 청계광장.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박근혜 퇴진” “최순실 구속”을 외쳤다.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어머니가 손에 든 팻말에 ‘이런 나라에서 애들 못 키운다’라는 글귀가 씌어 있다.

‘이런 나라’를 만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체부 차관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또 한 사람이 국민의 시선을 끌고 있다. “손석희는 믿는다!” 촛불 집회장에서 취재진의 jtbc 로고를 보고 한 시민이 소리친다. 최순실 관련 보도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까지 끌어낸 ‘뉴스룸’ 앵커 손석희. 촛불 집회장과 ‘뉴스룸’ 시청률, 수많은 사람의 지지, 전문가의 평가 등에서 드러난 앵커 손석희에 대한 신뢰와 찬사는 엄청나다.

앵커 손석희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찬사의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다. 하나는 언론인으로서 손석희의 자세와 자질이다. “프랑스 르 몽드 신문을 창간한 위베르 뵈브 메리는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이라는 말을 했다.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도 가벼워질 것 같다. 그렇게 뉴스를 전하겠다.” 손석희 앵커가 2013년 9월 16일 jtbc ‘뉴스 9’로 MBC ‘아침 뉴스 2000’ 이후 14년 만에 앵커로 복귀하며 한 말이다.

손석희 앵커는 뉴스를 ‘사실’ ‘공정’ ‘균형’ ‘품위’ 등 그가 평소 강조한 네 가지 원칙에 입각해 전달하려 한다. 무엇보다 권력과 자본에 영향 받지 않고 진실을 다루려 노력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높이 평가한다. 손석희 앵커는 세월호 참사부터 최순실의 국정 농단에 이르기까지 확인된 사실을 기반으로 공정하게 보도하려 했고 진실에 접근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오보에 대한 신속한 사과와 철저한 반성 역시 앵커 손석희의 신뢰도를 높였다.

물론 손석희의 앵커로서의 빼어난 자질도 한몫했다. 미국 CBS 뉴스부문 사장을 역임한 윌리엄 레오나드는 앵커로서 필요한 네 가지 자질을 강조했다. △표현력 용모 등 방송인으로서의 능력 △기자로서의 판단력, 취재팀을 이끄는 지도력 등 TV 화면 뒤 언론인으로서의 능력 △돌발적 사태에 대처하는 위기관리 능력 △사생활과 언행 등 사적 영역 관리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방송계에서 네 가지 자질 면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앵커가 손석희다.

앵커 시스템이 1970년 10월 MBC ‘뉴스데스크’에 처음 도입된 이후 46년 동안 수많은 앵커가 공정성 상실부터 부족한 진행 실력, 앵커 자리를 정계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행태 등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잃었지만, 손석희는 MBC와 jtbc 뉴스 프로그램 앵커로 나서 공정한 뉴스 진행과 뛰어난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앵커 손석희에 열광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권력과 자본에 굴종한 우리 언론의 일그러진 모습에 대한 반발이다. 촛불 집회장에선 “언론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기 문란을 조장한 주범이다”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앵커 손석희 신드롬 이면에는 언론이 권력과 자본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하는 감시견(Watch Dog) 역할을 포기한 채 권력의 안내견(Guard Dog) 역할을 한 것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질책과 경고가 자리한다.

앵커가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배를 고정해주는 닻(앵커) 같은 부동심으로 진실의 뉴스를 지켜나갈 때 시청자들의 신뢰를 받는다. 손석희 앵커는 말했다. “진실 보도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겠다. 마지막 1초라도 시청자를 위해 쓰고 싶다”라고. 그리고 덧붙였다.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할 때 신랄하게 비판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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