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허우적대던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10월 누적 순이익이 약 600억 원으로 흑자전환됐다고 4일 밝혔다.
앞서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 322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에 9881억 원의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3612억 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다. 3분기는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618억 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이경섭 은행장을 중심으로 경영실적 개선에 힘써 10월에만 약 1200억 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을 강조하며 농협은행이 할 수 있는 소매금융, 공공금융, 농식품금융에 집중하도록 했다. 3분기까지 누적 판매관리비는 1조9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2억 원 줄었다.
농협은행은 잠재 부실을 털어내는 실질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건전성 제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더불어 ‘우리 자산을 바로 알고 건전성을 높이자’는 캠페인을 통해 부실 징후를 감시하고 사전 차단 노력을 기울였다. 재발 방지를 위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마련하고 편중 여신과 거액 여신에 대한 심사, 감리도 강화했다.
이 같은 노력이 점차 효과를 거둬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분기 대비 0.17%포인트 줄어든 1.65%를 기록했다. 신용충당금은 90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90.8% 줄었다.
이 행장은 은행이 흑자로 돌아선 뒤 자필 편지로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흑자 전환은 작은 목표였다”면서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 선 만큼 기본에 더 충실하고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미얀마 정부로부터 소액대출법인 최종 설립을 승인받았다. 농협은행의 단독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내달 초 개점식을 연다.
인도 뉴델리, 베트남 하노이, 중국 베이징 사무소의 지점화를 추진 중이며, 내년에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