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업체들이 반값요금제에 이어 ‘제로(0원)’ 요금제 등 파격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알뜰폰 가입자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격적인 요금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에넥스텔레콤은 2년 약정 시 기본료 없이 무료 데이터 100M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이달 중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요금제는 3G 4종, LTE 4종 등 총 8종이다. 3G와 LTE 모두 무료 데이터 제공량 100MBㆍ300MBㆍ500MBㆍ1G에 따라 기본료가 달라진다.
100MB를 제공하는 요금제의 기본료는 1100원이지만 2년 약정을 하면 면제된다. 음성 통화는 초당 1.98원, 문자는 건당 22원, 기본 제공량을 초과하는 데이터는 1MB당 22.5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나머지 요금제는 기본료가 4290원∼1만890원이며, 2년 약정 시 기본료가 약 1000원 할인된다.
출시 시기는 이달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1월 기본료 없이 무료 음성 통화 50분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아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가입자가 평소보다 17배 급증하면서 물량 처리가 지연돼 판매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는 “사용량은 적지만 LTE의 서비스 속도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기본료가 없는 요금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CJ헬로비전도 반값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알뜰폰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은 3만300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를 10GB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하루 2GB(3Mbps 속도제한)를 더 주는 ‘더착한데이터 유심10GB’ 가입자를 30일까지 받는다.
이통사에서 데이터 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무제한 요금제로, 6만5890원(부가세 포함) 수준이다. CJ헬로비전은 시장 반응을 보고 행사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헬로모바일의 반값요금제는 하루 3000여 명이 몰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알뜰폰 업체들이 파격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알뜰폰 활성화 정책 때문이다. 미래부는 알뜰폰 도매대가를 인하 전년 대비 음성 14.6%, 데이터 18.6% 낮췄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매제공 시 수익배분 비율을 요금수익의 50% 내지 60%를 알뜰폰 업체에 배분하도록 했다. 더불어 전파사용료도 감면을 1년 연장하는 등 알뜰폰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알뜰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의 등장으로 인해 알뜰폰 가입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1년 7월 도입된 알뜰폰은 지난해 가입자 592만 명을 기록하면서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하지만 올해에는 월평균 10만여 명씩 늘던 가입자 증가세가 7만여 명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