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D-4]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FBI...이번엔 트럼프 선친 찬양 논란

입력 2016-11-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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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밝혀 대선 판세를 뒤흔들더니 이번에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선친을 찬양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FBI의 대선 개입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FBI는 자체 트위터 계정인 ‘@FBIRecordsVaul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전에 20개의 새 글을 올렸다. 이 글에 첨부된 문서 안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의 선친을 칭찬하는 글이 포함됐다고 3일 진보성향 블로그 ‘씽크 프로그레스’가 밝혔다. 씽크 프로그레스에 따르면 문서에는 ‘프레드 C.트럼프(1905∼1999)는 진짜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박애주의자’라는 문장이 포함됐다. FBI는 이틀 뒤 이 계정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2001년 ‘사면 스캔들’ 관련 문건에 대해 안내 글을 올렸다. 사면 스캔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각종 비리로 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미국의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한 사건이다. FBI는 “해당 수사기록은 정보공개 요청에 따라 온라인에 자동으로 공개된 것일뿐이다”라고 성명을 통해 해명했다.

연방법과 FBI 내부 규정은 FBI 직원이 선거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선을 코앞에 두고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FBI의 정치적 중립은 의심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FBI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일 그는 모바일 뉴스 방송 나우디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일 때는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번 FBI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철저히 조사했다”고 말했다.

미 연방특별조사국(OSC)은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선거 개입을 금지한 해치법(Hatch Act) 위반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코미 국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사퇴를 주장할 만큼 코미 국장의 선거 개입 의도가 짙다고 보는 이유는 그가 조지 W 부시 정부 때 법무부 차관을 맡았던 ‘공화당 사람’이기 때문이다. 코미는 1996년 빌 클린턴이 부당하게 대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했고, 2002년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한 일도 조사했다. 국장 임명 뒤에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지휘했다. 따라서 이번 재수사까지 합치면 클린턴 부부를 네 번째 수사하는 셈이다.

클린턴이 당선되면 코미의 거취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클린턴은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코미 국장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의미심장하게 답했다. 코미 국장의 임기는 2023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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