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이냐, 대립이냐 … 다시 만난 ‘임종룡-이주열’ 정책공조 이뤄질까

입력 2016-11-04 11:08 수정 2016-11-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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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수장 과거 ‘거시경제 3종세트’ 만드는 등 업무 함께한 경험 있어 기대감도

▲미국증시가 폭락한 2011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었던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왼쪽)가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주열 당시 한국은행 부총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미국증시가 폭락한 2011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었던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왼쪽)가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주열 당시 한국은행 부총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여러 사안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제와 정책공조에 원만히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경제팀 사령탑이 한국은행 총재와 금리정책을 두고 마찰을 빚었던 전례를 고려할 땐 임 내정자와 이 총재 간 관계 설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대학 선후배 사이인 두 수장은 오랜 기간 업무 파트너로 일해 온 경험이 있어 정책공조의 기대감도 높다.

4일 기재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위기 상황에 빠진 경제의 구원투수로 임 내정자가 전격 투입된 뒤 정책공조가 절실한 이 총재와의 관계 설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두 사람의 관계 설정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이는 두 사람의 성격 차 측면이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임 내정자는 경제 분야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생각과 고민을 오래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한 번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끝까지 밀고 나가는 외골수적인 성격도 묻어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어떤 정책을 구상하고 진행할 때 많은 토론과 고민 끝에 신중하게 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그렇지만 한 번 결정을 내린 사안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진해운이다. 임 내정자는 “대주주가 책임을 지고, 이를 기업 자구계획안에 포함하는 것이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원칙하에 결국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당시에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을 할 경우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고 관련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란 부담에서도 말이다.

국내 통화신용정책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 총재 역시 원칙과 강단이 쎄다. 이 총재가 부총재 시절에 김중수 총재를 겨냥해 쓴 소리를 할 정도였다.

이 부총재는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당시 한국은행 개혁을 주도했던 김중수 총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이 총재가 1977년 한은에 입행한 뒤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 등을 지내며 한은 내에서 ‘정통’으로 통하는 코스를 밟은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 총재는 독단은 없지만 강단 있는 인물로 평가될 정도로 소신이 강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어떤 누구보다 통화정책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힐 만큼 한국은행의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성격이 달라 보이지만 깊이에서는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임 내정자 역시 연세대 상경대 선배인 이 총재를 누구보다 잘 안다.

임 내정자는 “이 총재는 지금도 존경하는 파트너다. 많은 일을 같이했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높게 평가했다.

2010년 임 내정자가 기재부 차관 시절 통화 당국과의 적극적인 스킨십 통로는 당시 한국은행 부총재로 있었던 이 총재였다. 이후 두 사람은 차관ㆍ부총재급 협의체인 거시정책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거시경제 3종세트 등 많은 정책을 논의하고 협의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임 내정자와 이 총재 간 관계가 불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며 “두 사람 모두 깊게 생각하고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정책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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