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1월 4일 성철(性徹)- "산은 산 물은 물" 한국 불교계의 큰 별

입력 2016-11-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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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국제부 차장

성철(性徹) 스님(1912.4.6~1993.11.4)은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큰 별이다. 한국 현대불교 최고의 선승(禪僧)으로 용맹정진하는 수행을 통해 침체됐던 불교계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성철은 어려서 몸이 약해 요양차 인근의 대원사에 드나들다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부모는 아들의 출가가 걱정돼 일찍 결혼을 시켰다. 그러나 성철은 깨달음에 대한 갈구로 1936년 해인사에서 동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성철의 딸도 아버지를 따라 출가했는데 바로 불필(不必) 스님이다. 남편과 딸을 불교에 빼앗겼다며 한탄하던 부인도 결국 출가해 덕명 스님이 됐다.

성철은 무엇보다 일평생 무소유로 살면서 정진하는 모습으로 종교인의 삶이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8년간 자리에 눕지 않고 앉아서 수행하는 ‘장좌불와’를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성철 스님의 스승의 스승이며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용성 스님은 다른 승려에게는 ‘선생’이라고 칭했으나, 성철에게만은 구도에 전념하는 모습에 감탄해 ‘스님’이라고 불렀다.

해인총림 초대 방장, 조계종 종정 등을 역임했다. 1981년 종정 취임 당시 남긴 법어에 나온 문구가 지금도 유명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이다. 그동안 한국 선불교의 수행전통으로 전해 내려오던 고려 지눌 국사의 ‘돈오점수(頓悟漸修, 단번에 깨우치고 점차 닦는다)’ 사상에 반해 ‘돈오돈수(頓悟頓修, 단번에 깨우쳐 더는 수행할 것이 없는 경지)’를 제기했다.

평소 자신을 찾는 사람에게 먼저 3000배를 하라고 시켰다. 권위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의 수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1993년 11월 4일 세수 82세, 법랍 58세로 입적했다. 다비식에서는 100여 과의 사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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