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로 불렸던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검찰에 출석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검찰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우 전 수석은 사표를 낸 지 일주일 만에 후배 검사들에게 조사를 받게 됐다.
이날 오전 9시57분께 검정색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의혹'과 처가 부동산 거래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 검찰에서 물어보시는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대답이 전부였다. 민정수석에 오르는 데 최 씨의 도움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등 질문이 이어지자 "들어가겠습니다", "좀 들어갈게요"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엘리트 검사 출신인 우 전 수석은 검찰 내에서도 일찌감치 사법연수원 19기 선두로 꼽히며 출세길을 걸었다. 2009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박연차 게이트' 사건을 맡아 유명세를 탔다. 당시 수사팀에서 공보업무를 겸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포토라인에 세웠고, 직접 조사를 맡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사장 승진에서 연이어 탈락하자 2013년 조직을 떠났다.
경북 영주고-서울대 법대 출신의 우 전 수석은 1987년 29회 사법시험에 만 20세 나이로 최연소 합격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2009년 대검 중수부 1과장을 맡았고 이후 대검 수사기획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등 요직을 거치다 2011년 부천지청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이상달 전 정강중기 회장이 장인으로, 지난해 정부 고위공직자 가장 고액인 423억323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검찰은 이날 피고발인 신분인 우 전 수석을 상대로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사용 내역 전반을 파악하고 경기도 화성의 기흥컨트리클럽 주변 부동산을 차명 보유하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