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거나 금품 등을 노골적으로 요구한 공공기관 공무원 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경남 모 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전 이사장 이모(61) 씨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시청 환경보호과 근무 당시 알게 된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박모 씨로부터 "매립장 운영에 편의를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업체의 법인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2011년부터 5년간 199차례에 걸쳐 2190만 원 상당을 주점 등지에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불법하도급을 묵인해 주고 명절 떡값 등으로 금품을 받은 부산 모 구청 전 토목계장(6급) 김모(49) 씨 등 2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구에서 발주한 총사업비 8억5천원 상당의 교통안전 시범도시 사업과 관련해 수주 업체의 불법 하도급을 묵인해 주거나 허위 노무비 청구 사실을 눈감아 주고 26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공사비를 정산할 때 단가를 올려 주겠으니, 등산화를 사와라. 양주를 사와라. 식대를 계산하라"라는 등 노골적인 갑질을 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해양수산부 산하 모 연구기관 전모(54) 본부장을 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전씨는 지난해 7월 '한-아세안 내륙수로 운송 연구' 용역사업과 관련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모 업체 부사장에게 "회식비와 출장비 등 부대비용을 제공하지 않으면 컨소시엄 참여 기업에서 배제시키겠다"고 겁을 준 후 현금 500만 원을 뜯어낸 혐의 등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