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마지노선 뚫린 현대기아차, 비장의 카드도 물거품

입력 2016-11-07 10:41 수정 2016-11-0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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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업ㆍ신차 부재 등 악재 여파… ‘새 차 교환’ 파격이벤트도 안통해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기던 월간 내수 점유율 60% 선이 붕괴됐다. 지난 2000년 그룹 출범 후 최저 수준으로 노조의 장기 파업,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신차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31.9%(4만1548대), 기아차 27.0%(3만8300대)로 양 사 합계 점유율 58.9%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지엠 11.3%, 르노삼성자동차 9.0%, 쌍용자동차 6.4% 등이었고, 수입차가 13.9%를 차지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2009년만 하더라도 내수 시장 점유율 76.8%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자랑했다. 그러나 점차 수입차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2014년 69.3%로, 5년 만에 60%대로 하락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 대수는 이보다 각각 30.4%, 14.1%가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내수 회복을 위해 획기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부터 새 차를 산 고객의 마음이 바뀌면 다른 차종으로 교환해주고, 구입한 지 1년 안에 사고가 나면 새 차로 바꿔주는 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 변심, 사고로 인한 차량 파손의 경우 차를 바꿔주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었던 내수 시장에 훈풍을 불어 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는 10만 대 이상 팔린 히트 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3년 이후 3년 만의 일이고, 2005년 이후로는 두 번째다.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로 총 7만8253대가 판매됐지만, 연말까지 10만 대 이상을 판매하기는 힘에 부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가 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고객의 실망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후발 주자의 추격이 과거와 달리 거센 만큼, 점유율 60% 붕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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