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기업의 발전단계와 IP 전략

입력 2016-11-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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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은 창업에서 글로벌화까지의 발전 단계별로 지식재산권(IP) 전략도 동반 발전해야 한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라는 결과는 경쟁 차별화를 이룩하는 핵심 역량의 산물로 인식해야 한다. 이제 IP의 관점에서 기업의 발전 단계를 살펴보기로 하자.

창업의 개념은 시장과 기술의 결합이다. 1단계인 창업 벤처란 남들이 못 본 시장을 찾아내거나 남들이 풀지 못한 문제를 기술로 풀어내 차별화된 가치 창출을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라는 창업 벤처는 시장과 기술 중 최소 하나는 남들과 반드시 달라야 한다. 차별화되지 않은 창업인 자영업에 비해 차별화된 역량을 지닌 벤처기업들의 생존율과 미래 가치는 월등히 높다. 흔히들 한국의 창업 기업들의 3년 생존율이 50%가 안 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연간 90만 개가 창업되는, 차별화되지 않은 일반 창업의 수치다. 벤처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간 2000개 내외의 벤처 창업의 3년 생존율은 80%에 달한다. 10년 생존율은 각각 25%와 65%로 조사됐다. 생존율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가치인데, 자영업 창업의 미래 기대 가치는 마이너스인 데 비해 벤처 창업은 170억 원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KCERN의 2013년 연구 결과다. 결론적으로 창업하려면 차별화된 창업을 하라는 것이다.

시장의 차별화는 고객 규모에, 기술의 차별화는 IP 역량에 달려 있다. 즉 창업 벤처는 고객을 확보하는 BM(Business Model) 기반의 플랫폼 창업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IP 기반의 기술 창업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시장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창업의 개념이 이제 다시 BM과 IP의 결합이라는 개념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모든 창업 벤처들은 BM과 IP 중 최소 하나의 확보가 필수 조건이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두 가지 모두를 확보하는 것이다. IP로 시작해 BM을 만들거나, BM을 가지고 IP를 외부에서 도입하는 두 가지 모두 훌륭한 창업 전략이다. 필자가 창업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2단계인 혁신 벤처는 창업 벤처의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확보한 상태를 의미한다.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를 건너 기술이 시장과 만난 혁신 벤처에서 비로소 매출과 고용이 확대된다. 시장을 얻지 못한 창업 벤처에 고용 실적을 추구하는 것은 성급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벤처기업 활성화에 빠진 연결 고리가 바로 시장 접근성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이 단계에서 IP는 경쟁자의 진입을 저지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단일 IP는 법률 분쟁의 방어율이 한국은 20%에 불과하다. 그래서 혁신 벤처의 기술전략은 다시 IP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발전해야 한다. 창업 시 확보한 기본 특허가 사업을 전개하면서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풀어 추가 특허로 발전하는 특허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

3단계인 글로벌화는 반드시 차별화된 역량이 전제돼야 한다.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BM 주도형 벤처에 비해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IP 주도형 벤처의 글로벌화는 IP 전략이 최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M&A도 중요한 기술 전략이 된다. IP의 재무자산화다. 글로벌화 이전에 사업 도메인의 특허 맵을 면밀히 분석하고 차별화와 회피 전략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매출 천억 원이 안 되는 작은 벤처기업에는 특허 소송을 잘 걸지 않는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나간 천억 원 매출을 올리는 벤처들은 거의 예외 없이 글로벌 기업의 특허 침해 경고장을 받고 있다. 이 단계에서 특허 침해 문제를 돌파한 벤처들은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하나, 그렇지 않은 벤처들은 주저앉게 된다. 예를 들어 거대한 혈당 측정기 시장 진출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한국의 아이센스 등 매우 소수인 이유는 바로 험난한 특허 지뢰밭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의 벤처들이여, IP 전략을 강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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