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PEF의 위기, 연기금의 출자금 반토막

입력 2016-11-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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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2조원으로 연초 예상 3조원에 크게 못미쳐… PEF 성적 부진하면서 중소 공제회 출자 꺼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 연기금과 공제회 등 자본시장 큰 손의 외면을 받는 위기에 처했다. 길게는 출범 10여년이 된 토종 PEF들의 국내 성적표가 부진하면서 이들에게 출자를 꺼리는 연기금들이 늘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연기금ㆍ공제회ㆍ산업은행이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복수 기관에서 자금 모집) 방식으로 국내 PEF에 출자한 금액은 1조5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국민연금공단이 7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은 5900억 원, 군인공제회 1200억 원, 공무원연금공단 600억 원, 경찰공제회 400억 원 순이었다. 산은은 2015년 정책금융공사를 흡수 합병한 뒤 이 기관이 해오던 PEF 출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0월로 연간 계획을 마감한 이들 기관의 PEF 출자금액 규모는 연초 예상이었던 3조 원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이다. 작년과 견줘서도 크게 줄었다. 1조5100억 원은 2015년 이들 기관의 PEF 출자금액은 2조4200억 원에 비해 38%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3대 연기금(국민연금ㆍ사학연금ㆍ공무원연금)과 7대 공제회(교직원ㆍ군인ㆍ행정ㆍ경찰ㆍ과학기술인ㆍ노란우산ㆍ건설근로자공제회), 산은과 새마을금고 등의 출자금액 감소는 경기 상황과 PEF의 부진한 성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MBK파트너스, IMM PE, 스카이레이크 등 몇몇 PEF는 기업 투자금 회수(Exit)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공제회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존에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출자를 단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공제회는 내년 블라인드 펀드보다는 세퍼레이트 펀드(Separate fundㆍ한 기관의 자금만 운용)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PEF의 투자 투명성과 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내년도 문제다. 국내 PEF 업계는 2017년 자본시장 큰 손을 통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내년 1분기 중 새마을금고가 PEF 출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 이외에는 잡혀 있는 계획이 없다.

국내 한 PEF 대표는 “국내 M&A는 통상 6~8년 단위로 베어마켓(Bear marketㆍ약세장)에 진입하는데 2017~2018년이 그런 시기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국민연금과 같은 큰 기관은 PEF 출자를 지속하겠지만 중소 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은 당분간 부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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