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막바지’ 두산밥캣, 공모가 3만 원… 두산인프라코어, 유동성 위기 넘길까?

입력 2016-11-07 15:10 수정 2016-11-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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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이 상장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돈줄이 바짝 마른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해갈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밥캣은 3∼4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3만 원으로 확정됐다고 7일 공시했다. 총 406개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9.81대 1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은 8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한 뒤 18일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청약 배정 물량은 전체의 20%인 600만6636주다.

두산그룹이 밥캣을 인수한 건 2007년이다. 당시 인수대금 49억 달러(당시 환율 약 4조4500억 원) 중 80%인 39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국내외 금융사에서 빌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터졌다.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건설경기가 악화된 것. 버는 것(수익) 없이 쓸 돈(이자비용)만 많아지게 되자,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신용등급 강등 ‘빨간불’이 켜질 정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밥캣 상장으로 회사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밥캣 공모가를 기준으로 두산인프라코어에 유입되는 현금은 3300억 원이다. 물론 유동성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은 10월 말 현재, 3조2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올해와 내년 각각 3700억 원, 5500억 원의 회사채(공모) 만기가 돌아온다.

애초 두산인프라코어는 희망 공모가 하단(4만5000원)을 기준으로 9500억 원을 마련코자 했지만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희망 공모가 밴드(2만9000~3만3000원)를 낮추고 구주매출 물량도 줄였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 자금조달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통해 1년 전부터 회사채 만기 자금을 확보해 오고 있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밥캣 상장에 따른 현금유입이 줄긴 했지만, 회사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밥캣이 상장되면 주식담보대출이 쉬워진다”면서 “1년 뒤 보호예수(락업)까지 풀리면 지분 매각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회사채 만기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두산밥켓이 얼마나 오르는가다. ‘미운오리’가 다시 ‘백조’가 돼야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가치도 커지기 때문이다.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상장이 한 차례 연기되긴 했지만, 두산밥캣은 모래나 돌덩어리 곡물 등을 옮기는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1960년 밥캣이 세계 최초로 개발된 SSL은 지금까지 100만 대 이상이 판매됐다. 2015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41.3%에 달한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올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늘어난 76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인프라코어와 굴삭기 공동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등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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