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만드실 건가요? 그러면 발행 수수료 내세요”

입력 2016-11-09 09:47 수정 2016-11-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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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통장 사라진다

▲KEB하나은행은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을 위해 ‘통장 미발행’ 대상을 주요 예?적금 상품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통장 미발행 확대로 불필요한 종이통장 발행 비용을 줄이고, 휴면계좌와 대포통장 발생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은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 혁신을 위해 ‘통장 미발행’ 대상을 주요 예?적금 상품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통장 미발행 확대로 불필요한 종이통장 발행 비용을 줄이고, 휴면계좌와 대포통장 발생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확장됨에 따라 종이통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본인 스스로 종이통장 발급을 원하지 않을 경우 금리 및 수수료 등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9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내년 9월부터 금융회사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만 종이통장을 발행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의 혁신’ 2단계 실시로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통장기반 금융거래 관행의 혁신’ 2단계는 오는 2020년 8월까지 3년간 적용되며, 이후에는 종이통장 발행을 요청하는 고객에 대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금융사 자율적으로 통장 발행에 소요되는 원가의 일부가 부과된다.

종이통장 발행 원가는 은행마다 상이하나 1장당 약 5000~1만8000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통장 분실ㆍ훼손, 인감 변경 등에 따른 통장 재발행으로 소비자들은 은행에 연간 60억 원 수준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종이통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통장 미발행’ 대상을 기존 요구불예금, 즉 자유입출금식 통장에서 주요 예ㆍ적금 상품까지 확대했다. 신규 개설되는 예ㆍ적금 계좌의 약 90%에 해당하는 10종의 예ㆍ적금 상품이 ‘통장 미발행’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1977년 8월 영업점 창구에서 예금통장이 전산시스템에 의해 온라인으로 처리된 이래 46년 만에 영업점 창구에서 통장 없이 스마트폰으로만 거래를 할 수 있는 우리모바일통장을 은행권 최초로 2014년 8월 1일 출시했다.

우리은행은 요구불예금, 정기 예ㆍ적금, 청약 상품 등 종이 없는 통장 서비스 구현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부터 외화, 골드, 신탁상품, 수익증권 등의 모든 상품에 적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0월 2일부터 주요 예ㆍ적금 상품에 종이 없는 통장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2월 19일부터는 요구불예금 통장에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11월 ‘모바일 통장 서비스’를 도입하고 통장을 발급받지 않는 고객에게 우대금리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우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거래 실적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전자금융전용 무통장예금 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IBK기업은행은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을 통해 무통장 예ㆍ적금 상품을 일부 내놓았으며 영업점 창구 오프라인 업무까지 아우르는 시스템 구축을 내년 7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80% 수준에 달하던 종이통장 발행 비율을 올해 들어 1월에서 9월까지 70%로 낮췄다. 발행 통장 10개 중 3개는 종이통장이 없는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유입출금식 통장의 종이 없는 통장 서비스 시행으로 전체 계좌 가운데 30%가 통장 미발행이다”면서 “향후 주요 예ㆍ적금 상품까지 확대하며 종이통장 발행 비율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통장 미발행 영업 전략은 다른 은행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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