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11월 9일 칼 세이건-과학 다큐멘터리 걸작 ‘코스모스’의 주인공

입력 2016-11-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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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국제부 차장

미국의 천문학자 겸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1934.11.9~1996.12.20)은 우리에게는 걸작 과학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로 잘 알려진 과학 저술가다.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우주와 천체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이슈를 뛰어난 시각효과로 알기 쉽게 대중에게 소개한 코스모스는 1980년 PBS에 첫 방영된 이래 전 세계 60개국에서 5억 명 이상이 시청했다. PBS 프로그램 사상 가장 많은 시청 기록이다.

세이건은 외계인이 쏘아 보낸 전파를 포착하는 SETI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그의 저서 중 유일한 소설인 ‘컨택트’를 썼는데, 이 작품은 조디 포스터 주연(엘리 역)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1997년 개봉됐다.

그는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천문학을 대중에 널리 알린 공로를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뛰어난 과학자이기도 했다. 학창시절 탁월한 성적으로 여러 차례 월반해 16세에 고등학교를 졸업, 시카고대학에 입학했고, 20대 때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고문을 맡았다. 마리너와 파이오니어 보이저 바이킹 등 각종 우주탐사선 계획에도 참여했다. 보이저호에는 최초로 외계에 보내는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황금 디스크가 실렸는데 이를 제안한 사람이 바로 세이건이다. 이 디스크에 곁들인 그림은 그의 두 번째 부인 린다의 작품이다.

세이건은 금성의 표면온도가 높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아냈다. 또 목성 위성 유로파의 내부에 거대한 대양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 초기 인사 중 한 명이다. 현재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지구 외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세이건은 보이저1호가 명왕성을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에 비친 지구의 모습을 보고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없이 넓은 우주 속에서 인간이 겸허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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