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너지·화학 업계, 트럼프 당선에 '희비 엇갈려'

입력 2016-11-09 17:02 수정 2016-11-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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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석유공사 해외동향팀)
(자료제공=한국석유공사 해외동향팀)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에너지·화학 업계는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이뤄진 제45대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석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 개발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공화당은 이를 통해 경기 부양을 추구하고자 ‘에너지의 새 시대(A NEW Era In Energy)’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후보자 시절인 9월 22일(현지시간) 피츠버그에서 1500여 명의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우선 에너지 정책’을 소개하며 석유와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규제를 전면 혁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쌓여 있는 석탄과 미개발 유전 및 가스전, 셰일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를 막는 규제는 모두 없애겠다”며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환경보호청(EPA) 규제도 철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석탄 부흥을 위한 화력발전 확대 등을 주장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고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려는 클린턴의 정책과는 거꾸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반대했다.

미국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이 파리협정을 탈퇴하거나, 감축 공약의 불이행 등 신기후체제의 추진동력이 크게 상실될 것으로 예상되며, 석유·가스 개발규제 우려 해소로 석유·가스 생산여건이 양호해짐에 따라 생산량과 소비량 모두 증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의 당선은 국내 에너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유를 들어와 정제한 뒤 석유제품을 만드는 국내 정유사나 화학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석화 업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의 공약대로 정책이 시행돼 전통 에너지를 강화하게 되면 유가가 떨어지게 될 텐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게 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환율이나 글로벌 상황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을 고려해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 한화케미칼, 태양광 셀과 모듈, 발전소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 등은 트럼프 당선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는 ITC 등 신재생 에너지에 주는 지원을 향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ITC는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자가발전에 사용하는 가정용이나 일반용에 투자세액을 공제해주는 제도로, 미국은 올해 말까지 예정돼 있던 ITC를 2022년 1월까지로 연장했다.

또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의 사업을 벌이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도 트럼프 당선이 한편으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밀고 있는데 트럼프가 당선돼 우려는 된다”며 “그러나 북미쪽 수출량이 크지 않아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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