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CF감독 차은택(47) 씨 측이 9일 변호인을 통해 중국 도피 의혹을 부인했다.
차 씨의 변호인인 김종민(50·사법연수원 21기) 변호사는 9일 오후 차 씨와의 접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차 감독이 조사를 잘 받고 있다"며 "본인이 아는 것을 충분히 소명하고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차 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1일 검찰에 소환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차 씨가 중국에 간 이유에 관해 "웹드라마를 촬영하러 나갔으며, 실제 12부작까지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최순실(60) 씨의 국정개입 논란이 불거지자 일단 중국에 머물렀을 뿐, 도피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차 씨가 보유자산을 급하게 처분하기 위해 중국에 체류하면서 시간을 번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김 변호사는 "국민이 관심을 갖는 의혹의 주인공이 되다 보니 직원들이 동요했고, 오랜 기간 사업을 한 차 씨가 거래처 직원들에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재산을)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릴만큼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한 차 씨는 최근 몇 년새 재산 증가폭이 도드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차 씨가 최순실(60) 씨 등 권력 실세들과의 친분을 과시해 활동영역을 넓힌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차 씨가 귀국 직후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아는 사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차 씨와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본인이 모르는 사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우 전 수석의 명함을 가지고 다녔다는 부분도 "본인이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도 단둘이 독대한 적은 없다고 본인이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이날 차 씨와 1시간여 접견을 마친 뒤 나온 김 변호사는 "의혹에 대해서 모두 사실대로 밝히고 본인이 책임질 부분을 책임지라고 말했다"며 "어제 귀국할 때랑 입장 변화가 없으며, 계속 설득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차 씨를 상대로 최 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문화계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 전반에 관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