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가정에서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감소했음에도 내년 1월 또 음식쓰레기 봉투값을 대폭 인상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하루 발생하는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는 올해 하루 평균 2394톤으로 지난해 2515톤에 비해 4.8% 줄었다. 이에 반해 대형음식점과 집단급식소 등 다량배출사업장 음식물 쓰레기는 지난해 하루 651톤에서 올해 729톤으로 12% 늘었다. 음식물 쓰레기가 크게 늘어난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은 뒷전으로 한 채 음식쓰레기 봉투값만 또 올린다는 점에서 서민만 외면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자치구와 협의해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값을 인상한다. 관악구 송파구 용산구 강북구 은평구 등이 140~160원이던 2ℓ짜리를 200원으로 올린다. 종로구 중구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등은 2ℓ 기준 190원으로 가격을 인상해 최대 46% 오른다.
그런데 정작 음식물 쓰레기 증가의 주범인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운영 점검, 규제 및 대책 등에는 뒷전이다. 다량배출사업장은 배출자와 음식쓰레기 운반업자 간의 계약에 의해 수수료를 결정한 뒤 운반업자가 직접 수거하도록 하고 있다. 업체별 배출량 확인을 위한 시스템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측은 이에 대해 “현 행정으로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점검과 정확한 배출량 확인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다량배출사업장에 대한 집중 점검과 규제가 필요하지만, 시와 자치구에서 가정용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에만 몰두하고 있어 사실상 서민증세와 다름없다는 게 시민들의 하소연이다.
서울시는 쓰레기 처리 비용 원가 현실화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원가는 2ℓ 기준 305원가량이어서 봉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음식물 쓰레기 봉투값은 지난해 7월을 전후해 평균 85원에서 143원으로 67%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