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에 다시 주목받는 ‘트럼프월드’와 ‘대우건설’의 인연

입력 2016-11-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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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999년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분양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대우건설)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1999년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분양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대우건설)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재계, 정계에서 트럼프와의 연결 고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과의 인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는 한 동안 국내 대형건설사 중 하나인 대우건설과 많은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1997년 9월13일 미국의 세계적 부동산개발업자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공동으로 뉴목 맨하탄의 유엔본부 부근에 세계 최고층 주거용 건물인 맨하탄 트럼프 월드 타워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트럼프가 야심적으로 개발하는 초호화 콘도미니엄으로 공사비만 1억8000만 달러가 소요되는 대형 건축공사였다.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70층, 연면적 2만5000평 규모로 376세대의 최고급 콘도와 헬스클럽, 고급식당 등 부대시설을 갖추는 것이었다.

대우건설은 이 계약을 위해 현지법인인 DADI(Deawoo America DevelopMent NY Inc)를 통해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설계작업과 트럼프 측이 부지매입과 인허가 획득, 건설 금융계약을 체결하고 이어 1998년 11월 2일 대우건설과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이 공사는 대우건설이 CM방식으로 수주, 공종별 시공자 선정 등 건설 전 과정에 걸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한국 건설의 우수성을 선진 미국시장에 입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공사였다.

트럼프월드타워는 기존 유나이티드 엔지니어링 건물을 매입해 이를 철거한 뒤 건설하는 것으로 1998년 10월에 착공, 모두 2억4000만 달러를 들여 2001년 10월 완공했다. 트럼프월드타워는 분양 7개월 만인 2002년 5월, 전체 372가구 가운데 72%(215가구)가 분양돼 제반 비용을 빼고 3887만 달러(약 480억원)의 이익을 냈다.

특히 2002년 들어 미국 부동산 경기가 2001년 9·11테러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분양가가 뛰어올라 49평짜리 가구가 최하 150만 달러(약 18억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 워크아웃 중이었던 대우건설은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 외환은행 등과 2002년 5월23일 계약을 체결, ‘트럼프월드타워’를 매각하지 않고 2004년 말까지 분양 대금으로만 채무를 변제하는 데 합의했다.

자산관리공사와 외환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채권액은 7600만 달러였지만 대우건설이 나머지 가구를 모두 분양할 경우 이익금만 1억2900만 달러(약 1800억원)나 돼 채무상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계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이었다. 대우건설은 분양 수익금 가운데 1300만 달러는 미국 피바디투자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했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외환위기 중이던 1999년 부유층을 겨냥한 주상복합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트럼프와 다시 인연을 맺었다.

타사의 주상복합과 차별화되면서 고객의 관심을 끌 만한 이름을 찾던 중 한 임원이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와 직접 협상을 벌여 대우건설이 '트럼프' 이름을 사용하는 대가로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국내에서 초고급 주상복합 브랜드로 ‘트럼프월드’를 사용하게 된다. 기존 주상복합아파트와 차별화된 외관과 내장재로 서울 및 일부 대도시에 선별적으로 공급된 대우 트럼프 월드는 공급된 기간은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기게 됐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변변한 아파트 브랜드가 없었던 대우건설은 ‘트럼프월드’란 브랜드를 바탕으로 주택시장의 강자로 떠올랐으며 후에 ‘푸르지오’ 브랜드가 자리잡기까지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가장 먼저 진행된 사업이 현재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옆에 위치한 대우 트럼프월드 1차다. 아파트 282가구, 오피스텔 69실을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시공했고 인근에 대우 트럼프월드 2차를 비슷한 규모로 시공했다.

이어 용산, 부산, 대구 등에 트럼프월드 브랜드를 사용한 사업들을 잇따라 시공하며 현재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트럼프월드 브랜드를 사용한 사업은 지난 2007년을 마지막으로 계약을 종료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트럼프 사업단’과는 연락이 닿는 것으로 대우건설 측은 파악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계약 종료 후에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현재는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이 없는 ‘잠정휴업’ 상태 정도로 풀이된다.

때문에 트럼프와의 마땅한 연결고리가 없는 현 상황에서 대우건설이 민간사절단과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브랜드 적용 사업

- 1999~2002 대우 트럼프월드 1차(여의도) : 아파트 282가구, 오피스텔 69실

- 2000~2003 대우 트럼프월드 2차(여의도) : 아파트 218가구, 오피스텔 72실

- 2001~2004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 3차(용산) : 아파트 123가구, 오피스텔 261실

- 2003~2006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 : 아파트 564가구

- 2004~2007 부산 트럼프월드 마린 : 아파트 232가구, 오피스텔 222실

- 2004~2007 대구 트럼프월드 수성 : 아파트 967가구, 오피스텔 48실

- 2004~2007 부산 트럼프월드 센텀 2차 : 오피스텔 206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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