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의 대통령 아니다”…캘리포니아, 미 연방 탈퇴 ‘칼렉시트’ 움직임 거세져

입력 2016-11-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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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행이 결정되면서 미국 곳곳에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 주(州)에서는 미 연방에서 탈퇴하자는 이른바 ‘칼렉시트(Calexit)’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 직후 트위트를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칼렉시트’태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칼렉시트는 ‘캘리포니아(California)’와 ‘탈퇴(Exit)’를 합친 말이다.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처럼 캘리포니아도 미국 연방에서 나와 독립국을 세우자는 주장이다.

특히 진보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이런 칼렉시트 움직임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의 초기투자자로 유명한 벤처투자자 셔빈 피셔버는 선거 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만약 트럼프가 이긴다면 나는 캘리포니아만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합법적 운동에 자금을 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이후인 9일 CNN머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밝히며 “이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애국적인 일”이라면서 “이 나라는 심각한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패스(Path)’ 공동창업자인 데이브 모린, 구글 출신인 마크 헤미언 디자인Inc. 창업자이자 등 실리콘 밸리의 다른 인사들도 트위터를 통해 칼렉시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칼렉시트 옹호 웹사이트인 ‘예스 캘리포니아(YesCalifornia.org)’도 등장해 캠페인 기금도 모금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2016년 영국이 브렉시트 투표로 국제적 공동체에서 나오기로 투표했다”면서 “우리의 칼렉시트 국민투표는 캘리포니아가 국제적 공동체에 합류하는 것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렉시트 움직임은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십여 명의 사람들이 이날 저녁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칼렉시트를 외치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칼렉시트가 현실화한다면 캘리포니아는 2015년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프랑스와 인도에 이어 세계 6위 경제대국이 된다고 전했다. 히스패닉 주민 비중이 높고 진보 성향인 실리콘밸리가 자리 잡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이번 대선에서도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61.5%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택했다. 하지만 CNN머니와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은 칼렉시트 실현 가능성은 절차가 매우 복잡해 희박하다고 전했다.

칼렉시트 움직임과는 별개로 이날 반(反)트럼프 시위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캘리포니아주 UCLA와 UC얼바인 등 대학가 인근에서 트럼프 당선에 저항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오클랜드 시내에서는 공공시설물을 파괴한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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