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검찰 출석…"진실되게 답하겠다"

입력 2016-11-11 19:16 수정 2016-11-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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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CF감독 차은택(47) 씨의 포스코 계열사 지분 강탈 시도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이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최순실(60) 씨의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기업 총수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권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선 권 회장은 '광고 계열사 포레카를 왜 헐값에 팔았는지', '차 씨 측에 회사를 넘기려고 한 게 아닌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진실되게 대답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권 회장은 '포레카 매각이나 재단 기금 출연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안종범(57) 전 청와대 수석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작은 목소리로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검찰은 권 회장을 상대로 최 씨의 최측근 차 씨가 포스코 계열사 지분을 강탈하려고 시도한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권 회장이 차 씨와 어떤 관계인지, 최 씨와의 연관성은 없는지 등도 추궁할 예정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안 전 수석과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도 검찰이 밝혀야 할 부분이다.

앞서 조사를 받은 기업들처럼 포스코는 최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30억 원, 19억 원의 출연금을 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재단 출연금 문제 외에 별개의 의혹에 대해 먼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등의 다수의 기업 관계자가 조사를 받았지만, 기업총수 중에는 권 회장이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조사할 내용이 많아 재소환될 수 있으며, 진술 내용에 따라 권 회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늦게 권 회장을 부른 이유에 대해 "포스코 측과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차 씨에게 포레카를 넘기기 위해 광고대행사 컴투게더에 회사를 헐값으로 매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연매출이 수백억 원대인 것으로 알려진 포레카는 불과 29억 원에 매각됐다. 차 씨는 송성각(55·구속)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통해 컴투게더 대표 한모 씨에게 '지분 80%를 넘기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귀국하자마자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차 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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