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크스웨거 시즌2, 허클베리피ㆍ뉴올 “진짜들만 나올 수 있다”

입력 2016-11-12 20:15 수정 2016-11-1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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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음악을 녹화하는 스튜디오 답게 자유분방한 모습이었다. 다양한 작업 도구와 의자가 제멋대로(?) 놓여있는, 깔끔함 보다는 털털한 분위기.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힙합과 뭔가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랄까. 상수동에 위치한 ‘마이크스웨거(MIC SWAGGER) 시즌2’를 녹화하는 스튜디오에서 제작자 뉴올과 호스트 MC인 허클베리피를 만났다. 시즌2 촬영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CJ E&M 음악부문 디지털뮤직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채널마디의 원조 힙합방송 '마이크 스웨거 시즌2'가 시작한 지 벌써 15번회째 방송됐습니다. 시즌2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뉴올:
‘마이크 스웨거'는 힙합이 지금과 같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이전이었던 2009년에 처음 시작된 유튜브 콘텐츠입니다. 당시 국내 유일하게 '프리스타일 랩'을 주제로 싸이퍼(Cypher, 여러명이 돌아가면서 랩을 하는 세션)를 선보였고, 현재 대세 힙합 아티스트가 된 더콰이엇, 팔로알토, 블락비의 지코, 바스코, 베이직, 스윙스 등이 참여했죠. 시즌1 방송 이후 ‘마이크 스웨거’를 주최했던 저에게 시즌2 제작에 대한 요청이 많이 왔습니다. 결국 콘텐츠의 자유도를 고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채널마디와 손잡고 시즌2 제작을 시작했죠.

Q: 채널마디와 손잡은 후 장점은.
뉴올:
아무래도 더 규모가 커졌고, 다양한 채널로 마이크스웨거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중국에서도 최근 쇼미더머니가 큰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더불어 한국 힙합 인기가 높아졌는데, 마이크스웨거 시즌2도 해외 팬들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되서 우리 힙합을 알리고 있습니다.

Q:허클베리피는 '마이크스웨거 시즌1' 당시 게스트로 출연했었는데, 시즌2를 이끄는 호스트 MC로서 달라진 건 어떤게 있을까요?
허클베리피:
시즌1 때는 정말 책임감이나 직업 의식 없이, 그냥 놀러와서 제가 잘하던 랩하고 갔어요. 예술이라는 게 그렇게 해야 잘 나오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책임감이 포함된 임무라 아무래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한번 녹화할 때 3명 정도 몰아서 하는 특성도 있고요. 그런데 재밌어요. 에너지도 받아요. 특히 젊은 친구들이 오면 그들의 패기를 보고 자극도 됩니다.

Q:기억에 가장 남는 게스트를 꼽자면.
허클베리피:
12회에 게스트로 참가한 지조가 가장 기억에 나요. 프리스타일로 유명한 랩퍼이고, 저랑도 15년 정도 알고 지낸 좋은 동생이지만 솔직히 랩스타일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뉴올이 지조를 추천했을 때 썩내키진 않았어도, 프리스타일을 하는 친구니까 '오케이' 했죠. 그런데 녹화날 지조가 단 한번에 끝낸 그 프리스타일이 저를 감동시켰어요. 그동안 저의 그런 생각이 미안해지면서, 많이 반성하게 됐습니다.

뉴올: 8회 게스트로 저스디스가 나왔었는데, 잘 알려진 랩퍼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저스디스의 래핑과 가사가 주는 메시지가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마이크스웨거 시즌1에 나왔던 지코도 리포스트를 했죠. 이런 선례를 만드는 게 우리가 원하는 겁니다.

Q:13회에 여성 랩퍼 타이미가 게스트로 나왔는데요.
뉴올:
언프리리티랩스타를 통해 기존 윤미래 씨밖에 없던 여성 랩퍼씬이 커졌어요. 하지만, 자기 앨범 2~3장을 갖고 있는 여성 랩퍼는 아직 별로 없습니다. 여성 랩퍼들도 반짝하는 게 아니고 꾸준하게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그러면 게스트 섭외에 대한 철학이 있나요?
뉴올: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자기 스토리가 있고, 뭔가 보여줄수 있는 랩퍼를 선호합니다.

Q: 스토리라는 게 뭘까요.
뉴올:
그냥 앨범을 내고 꾸준히 활동 하는 랩퍼를 원하는 거죠. 타이미는 과거 이비아 시절부터 꾸준히 앨범을 냈고, 힙합에 대한 열정이 큰 랩퍼입니다. 그래서 섭외를 한거고요. 정규앨범 하나 없는 랩퍼라면 마이크스웨거에 나올 수 가 없어요. 오그라들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진짜들만 나올수 있는 곳이라고 봅니다.

허클베리피: 유망주면 상관없을 것 같아요. 제가 시즌1에 출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뉴올: 맞아요. 7회에 출연했던 영비와 루다는 랩 배틀대회 1등도 한 실력있는 유망주여서 출연을 결정했었어요.

Q: 요즘 가장 핫한 랩퍼 비와이에 대한 생각은.
뉴올:
잘하죠.(웃음)

허클베리피: 마이크스웨거 시즌2 게스트 리스트에도 항상 올라있어요.

Q: 말씀 주신 비와이나 영비, 루다 처럼 유능한 후배 랩퍼들에게 따라 잡힐 걱정도 있을 것 같은데요.
허클베리피:
과거에 MC메타 형이 저랑 프리스타일 하고 나서 “이제 한국에서 네가 프리스타일 제일 잘한다”고 말했었어요. 당시 제 생각으로는 후배지만 같은 힙합 플레이어로 경쟁심이 있을텐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하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메타형이 “뿌듯하다”고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올티나 서출구를 보면 그래요. 뿌듯해요. 솔직히 2009년에 허클베리피가 프리스타일을 제일 잘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2016년에도 제가 제일 잘하고 있으면 그것도 슬픈일이죠.

Q: 녹화할때 분위기는 어때요? 보통 한번에 녹화를 끝내나요?
뉴올:
원테이크로 끝내기고 하고, 어떤 랩퍼는 한 두번 더하기도 하고 그날 그날 다르죠.

Q: 허클베리피 같은 경우에는 여러번 녹화하는 랩퍼가 나올 때 힘들겠어요.
허클베리피:
저는 잘했는데 게스트가 실수하면 다 날려야하니까, 초반에는 짜증도 좀 났었어요. 지금은 잘하고 못하는 차이가 좀 줄어든 것 같아요. 그리고 게스트에 맞추는 게 당연하다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Q: 허클베리피는 쇼미더머니를 비롯해 TV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졌는데요, 얼마전에 JTBC ‘힙합의 민족2’에 출연했거든요.
허클베리피:
당시 출연 여부 때문에 회사랑 싸웠어요. 그런데 팔로알토 형이 1회성인데, 한번 나오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계속 설득해서 나가게 됐어요. 생각보다 제가 나온 것에 대해 반갑다는 반응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뭐 다시 나갈 것 같진 않지만요.

Q: TV에는 그럼 앞으로도 계속 안나오시겠다는 건가요?
허클베리피:
TV프로그램을 아예 안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좋은 콘텐츠에 대한 생각은 열려 있습니다. EBS ‘스페이스 공감’은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출연도 했습니다.

Q: 마이크스웨거와 쇼미더머니의 차이점은 뭘까요?
허클베리피:
쇼미더머니는 아무래도 드라마적인 모습을 연출 해야하니까, 저희가 알고있는 아티스트가 출연했을 때 ‘원래 저런 모습이 아닌데’ 하는 그런 불편한 생각도 갖게 되죠. 반면, 마이크스웨거는 랩퍼가 1회성으로 가볍게 소비되는 게 아닌, 랩퍼로써 갖고있는 실력적인 부분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자 하는 그런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Q: 최근 힙합은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인기 이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허클베리피:
살기 편하면 힙합을 듣지 않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는 부분을 힙합이 시원하게 긁어주는 게 인기의 비결인 듯해요. 특히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도구가 많지 않은데, 힙합이 그런 청소년들의 요구에 정확히 부합하는 장르라고 봅니다. 평소에 할 수 없는 말을 랩으로 그냥 내뱉잖아요. 세상이 좋아지면 힙합 인기가 좀 수그러들지 않을까요.

뉴올: 그렇다면 힙합이 계속 유행할 것 같은데요.(웃음)

Q: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허클베리피:
11월 27일에 있는 단독 공연 ‘분신6’ 준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뉴올: 저는 마이크스웨거를 하나의 운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마이크스웨거는 가공의 편집이 가미되지 않은 순수하고 즉흥적인 콘텐츠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익숙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있으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 거죠. 또 마이크스웨거 시즌2 콘서트가 12월 31일 오후 4시에 홍대 상상마당에서 열립니다. 허클베리피, 서출구, 해쉬스완, 저스디스 이렇게 빅4 공연이 이뤄질 예정이니, 현장에서 에너지를 느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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