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 트럼프 랠리 계속될까...‘트럼플레이션’에 美 금리인상 가능성 ↑

입력 2016-11-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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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14~18일) 미국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공약에 좌우될 전망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 투·개표 전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개표 전에는 현상 유지가 기대되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 기대감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가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되자 아시아 시장은 즉각 극도의 히스테리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승리 연설에서 포용과 통합을 강조하자 그간 막말과 기행을 보였던 트럼프에 대한 불신이 잦아들면서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뉴욕증시는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 오른 1만8847.66달러로 연일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상승률은 5.3%. 이는 2011년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이다. 같은날 S&P500지수는 0.14% 내렸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3.8% 올랐다.

트럼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과 금융 규제 완화 조짐에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인프라 및 금융 관련주들이 이른바 ‘트럼프 랠리’를 이끌고 있다.

▲지난주(7~11일) 뉴욕증시 다우지수 추이. FT
▲지난주(7~11일) 뉴욕증시 다우지수 추이. FT

트럼프는 자본 규제 등을 정한 ‘도드-프랭크법’을 완화하는 쪽으로 손 볼 예정이며,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인프라 투자를 내세우고 있다. 고속도로와 다리 터널 공항 학교 병원 등 기반시설 재건을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금융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캐터필러 같은 중장비 업체도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클린턴의 패배로 그가 주장하던 약값 인하 압력이 완화하면서 제약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선거 전 주가 변동 리스크를 피하려고 투자 자금을 일단 현금화했던 투자자들이 선거가 끝나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온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하 양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이 큰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승리 소감을 밝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승리 소감을 밝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트럼프발 인플레이션을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이라 명명했다. 이는 채권금리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채권은 미리 정해진 금리가 수익을 결정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투자자들이 채권 투매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트럼프가 새 대통령에 당선된 후 미국 장기 금리의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웃돌았다. 예상되는 지출로 경제 성장이 촉진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배경에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가장 주목하는 물가 상승률 2% 달성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84%다.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1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증시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트럼프의 정책을 비난했지만 트럼프 효과는 인정한 셈이다. 버핏은 “주식 시장은 앞으로 10년 20년, 그리고 30년 더 오를 것”이라며 “클린턴이 당선됐어도 그럴 것이고, 트럼프여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승리 후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은 어리석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1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을 시작으로 정권 인수위원회를 본격 가동했다. 차기 행정부의 우선 과제들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주부터 트럼프 수혜주와 피해주가 선명하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연준의 금리인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15일 10월 소매판매와 1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10월 수입가격지수가 발표되며, 16일에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0월 산업생산, 17일에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0월 주택착공건수가 발표된다. 18일에는 10월 경기선행지수가 나온다. 9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였고, 10월은 0.4%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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