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5대 대통령에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 반대하는 시위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반 트럼프 시위는 11일(현지시간) 밤부터 12일 오전까지 미국 각지에서 열렸다. 심지어 서부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시위에 참가한 남성 1명이 총격에 부상했고, 트럼프를 지지한 스포츠용품 업체 뉴발란스에 대해선 이 회사 신발을 불태우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일 오전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시위대 한 명이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포틀랜드 경찰은 발포에 연계된 용의자를 검거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들은 교통을 방해하거나 최루탄을 쏘고 이에 맞서는 경찰들에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휴일을 맞아 경찰 추산 8000명의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트럼프 당선인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시위대는 히스패닉 집단 거주지인 맥아더 공원에서 시내 쪽으로 이동해 트럼프를 닮은 피냐타를 내리치며 좌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뉴욕에서는 시위대가 트럼프의 거주지가 있는 트럼프 타워 주변에 집결해 그의 당선에 반발했다.
트럼프 당선에 대한 분노는 그를 지지한 기업으로도 향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뉴발란스는 회사 임원이 트럼프 당선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이 회사의 신발을 버리거나 태우는 이미지와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해당 이미지와 동영상에는 뉴발란스 제품에 대한 보이콧 댓글도 달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그 정책을 지지하는 기업이 소비자로부터 대대적으로 비판받는 것은 선거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공식적인 차기 대통령인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만으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신발을 생산하는 뉴발란스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해외 생산 라이벌을 이롭게 한다”며 반대를 표명해왔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보호주의적인 자세가 일부 미국인의 반발을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